[편집국에서] 아쉬움이 진한 인사청문회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아쉬움이 진한 인사청문회

방원기 정치부 기자

  • 승인 2019-10-01 17:46
  • 신문게재 2019-10-02 22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방원기
방원기 정치부 기자
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으로 얼룩졌지만, 결론적으론 '통과'했다. 부동산 '투기'라는 단어를 써가며 핏대를 세웠던 의원들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채택을 놓고 의원들은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 채택 사유는 간결했다. 교통 분야에 종사한 경험과 전문성 등은 사장으로서 직무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다만, 사족이 길었다. 재산형성 과정을 봤을 때 재개발사업지구 등에 집중 투자해 재산을 증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여러 건의 부동산을 소유한 점 등은 공직 후보자로서 시민들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긍정적 평가는 간단했지만, 부정적 시각을 풀어내는 데는 문장이 길었다.

허태정 시장은 김 사장의 1차 인사청문회 전날 충분히 소명을 다 할 것으로 본다며 힘을 실어줬다. 의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의회는 청문회에서 교통 전문가라는 표현 대신 부동산 전문가가 더 어울릴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의회는 김 사장이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서울시 교통개혁 단장, 한국교통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정보를 통해 적은 가격으로 사들였고, 현재 수억원이 올랐다며 재산증식에 직위를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자녀를 위한 8억원의 빌라를 구매했음에도 아들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여기에 지옥철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과 같이 민영화를 하려는 게 아니냐며 힐난했다. 김 사장이 계획해 설립한 9호선을 외국계 기업 대표이사로 취임해 이익은 해외로 가져다줬다고 했다. 맹공을 퍼부었다.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란 우려를 단숨에 잠재웠다. 허 시장과 같은 민주당 일색 '거수기 의회' 전락 우려까지 말끔하게 씻었다.

결과는 '통과'다. 2차 청문회에서 결과를 도출한 데는 허 시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유가 크다. 부적격 채택을 하더라도 운영권자인 허 시장이 강행하면 시의회로선 어쩔 도리가 없다. 다수의 의원이 부정적 발언을 쏟아내도 시의회 경시는 안 된다고 표현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둘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시의원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청문회 채택은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이 대립하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이뤄졌다. 그만큼 의원들 간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난 탓이다. 그는 "반대 이유를 얘기해도 결정권자는 운영권자에게 있어 채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임명은 된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결론적으로 채택은 했으니 돌이킬 순 없다. 채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허 시장이 강행하면 임명되니 시의회로선 할 일을 다 했다. 김 사장은 청문회 당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당시 의원들은 청문회에 진지하게 임하라고 호통도 쳤다. 김 사장의 답변은 "철도 이야기가 나오면 웃음이 나온다" 였다. 수많은 과제가 산적한 현재 김 사장은 앞으로의 임기 동안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갖은 의혹들로 얼룩질까. 무거운 자리다. 의회 비난처럼 부동산 전문가로 불리기보단 교통 전문가로 불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원기 정치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2.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3.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4. 계엄 선포에 과학기술계도 분노 "헌정질서 훼손, 당장 하야하라"
  5. 충남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 속도 높인다
  1.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2. [사설] 어이없는 계엄령, 후유증 최소화해야
  3. 대전·충남 법조계, "비상계엄 위헌적·내란죄 중대 범죄" 성명
  4. 전교조 대전지부 "계엄 선포한 윤석열 정부야말로 반국가 세력"
  5. 윤 대통령 계엄 선포 후폭풍

헤드라인 뉴스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5일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탈당을 재차 요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미 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국민께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 삶은 나아져야 하고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