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정치부 기자 |
허태정 시장은 김 사장의 1차 인사청문회 전날 충분히 소명을 다 할 것으로 본다며 힘을 실어줬다. 의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의회는 청문회에서 교통 전문가라는 표현 대신 부동산 전문가가 더 어울릴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의회는 김 사장이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서울시 교통개혁 단장, 한국교통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정보를 통해 적은 가격으로 사들였고, 현재 수억원이 올랐다며 재산증식에 직위를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자녀를 위한 8억원의 빌라를 구매했음에도 아들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여기에 지옥철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과 같이 민영화를 하려는 게 아니냐며 힐난했다. 김 사장이 계획해 설립한 9호선을 외국계 기업 대표이사로 취임해 이익은 해외로 가져다줬다고 했다. 맹공을 퍼부었다.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란 우려를 단숨에 잠재웠다. 허 시장과 같은 민주당 일색 '거수기 의회' 전락 우려까지 말끔하게 씻었다.
결과는 '통과'다. 2차 청문회에서 결과를 도출한 데는 허 시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유가 크다. 부적격 채택을 하더라도 운영권자인 허 시장이 강행하면 시의회로선 어쩔 도리가 없다. 다수의 의원이 부정적 발언을 쏟아내도 시의회 경시는 안 된다고 표현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둘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시의원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청문회 채택은 반대 의견과 찬성 의견이 대립하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이뤄졌다. 그만큼 의원들 간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난 탓이다. 그는 "반대 이유를 얘기해도 결정권자는 운영권자에게 있어 채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임명은 된다"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결론적으로 채택은 했으니 돌이킬 순 없다. 채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허 시장이 강행하면 임명되니 시의회로선 할 일을 다 했다. 김 사장은 청문회 당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당시 의원들은 청문회에 진지하게 임하라고 호통도 쳤다. 김 사장의 답변은 "철도 이야기가 나오면 웃음이 나온다" 였다. 수많은 과제가 산적한 현재 김 사장은 앞으로의 임기 동안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갖은 의혹들로 얼룩질까. 무거운 자리다. 의회 비난처럼 부동산 전문가로 불리기보단 교통 전문가로 불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원기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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