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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아이
장윤경 지음│길벗어린이
숲속 연못을 찾아온 한 아이가 작은 돌을 연못에 던진다. 돌이 만든 물결은 연못 속에 살고 있던 달에 닿는다. "나랑 같이 놀래?" 쓸쓸해 보이는 아이에게 달이 묻는다. 아이가 수영을 못한다며 주저하자, 달은 아이를 다정하게 감싸안고 함께 헤엄친다. 솔솔 부는 바람을 맞고, 찌르르 곤충 소리를 듣는다. 여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시간도 이별해야 하는 순간을 맞는다. 여름이 끝나자 아이는 또 놀러 온다는 약속을 남기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달은 매일 아이를 기다렸지만 여러 달이 지나도 아이는 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겨울이 오고 눈이 내렸다.
아이가 마침내 연못을 찾아왔지만 눈이 쌓인 연못에는 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안녕, 친구야!" 할머니 집 앞마당에 달의 얼굴을 커다랗게 그려 불러보고 아이는 돌아간다. 구름이 걷힌 뒤, 달은 아이가 그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이는 이미 집에 가는 길인데.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 특별한 마음을 나누고 친구가 된다. 함께 할 때 기쁘고, 다투기라도 하면 슬퍼진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면 외로워진다. 혹시 이젠 나를 좋아하지 않거나 잊어버린 건 아닐까 걱정도 한다.
책은 달과 아이가 만나고 헤어지고 기다리는 모습을 통해 우정에 담긴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게 한다. 위로 넘기는 제본방식은 하늘에 뜬 달과 연못을 바라보는 아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환상적인 색감의 일러스트는 둘의 우정을 가슴에 물들게 한다. "네가 있는 곳이 어디라도 내가 함께 있을게!" 아이를 비추는 달빛 같은 친구를 마음에 떠오르게 할 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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