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모전에서 포토샵 이른바 합성 논란은 꾸준한 화두다. 일반적으로 색을 보정 하는 기초적인 포토샵이 아닌 사진의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바꾸는 합성 혹은 수정 사진이 실제 사진처럼 출품됐다 덜미가 잡힌 전례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대전시가 주최했던 관광사진 공모전에서도 포토샵으로 합성된 사진이 입상작으로 선정돼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사진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모전 규정에 어긋나는 합성사진을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단위의 사진공모전은 매달 수 십 건씩 개최된다. 사진공모전 운영 규정을 살펴보면 포토샵에 대한 별도의 규정으로 두지 않는 공모전이 대다수다. 일부 주요 부처나 기관이 주관하는 관광 공모전의 경우 위변조 행위와 과도한 포토샵 합성 작품은 심사에서 배제됨을 명시하고 있지만, 시도 공모전은 포토샵 사진까지 허용 범주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역의 한 사진작가는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라 부른다. 하지만 포토샵으로 하나하나의 이미지가 덧붙여지고 수정된 것이 과연 사진인가 되묻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본인의 실력도 아닌 업체나 다른 전문가에 손에서 후속 작업을 통해 탄생 된 작품을 대전의 대표 사진이라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27회 시전 정관에도 포토샵에 대한 규정은 없다.
사진작가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시전 운영 규정에 포토샵 불가라는 조항은 없기 때문에 이는 논란이 될 수 없다"며 "다만 사진이 갈수록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어 주최 측인 지회에서도 예술사진과 창작사진으로 부문을 나누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라고 전해 왔다.
결국 예술사진과 창작사진이라는 세부적인 항목을 나누는 것만이 사진 공모전의 오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해답인 셈이다.
전문가들도 사진 병합기술인 HDR이나 과한 합성 기술이 적용됐다 해도 무조건 '논외'로 보는 건 예술적으로 위험한 시각이라는 목소리다.
오세철 배재대 광고사진영상학과 교수는 "예술사진이든, 창작사진이든 공모전 주최 측에서 명확한 운영 규정만 세워준다면 논란의 소지가 없다"며 "합성된 사진이 오히려 예술성이 높은 경우도 있다. 다만 합성 기술이 공모전 규정에 맞춰서 예술적으로 활용돼야지, 속임수를 위해 사용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진작가협회 대전지회는 향후 시전 운영규정에 예술사진과 창작사진, 흑백사진으로 세부 분류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지만, 지회 차원에서 단독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사진작가협회 관계자는 "시도 사진공모전 규정의 큰 틀은 협회를 따르되, 세부 항목 신설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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