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부 조훈희 기자 |
왜 그냥 나오느냐는 질문에 친구는 답했다. "입어보고 온라인으로 주문해야지. 훨씬 싸고, 차이도 없는데 여기서 급하게 살 이유가 있느냐."
확인해보니 그 옷 브랜드는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10% 이상은 저렴했다. 온라인 유통 구조가 최저가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온라인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른바 '치킨게임'처럼 손해를 감소하고서라도 위치 선점을 위한 고객 유입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업계가 브랜드에 직접 쿠폰을 쓰면서까지 최저가에 목을 매는 것도 결국은 위치선점이다. 친구의 상황에서 당장 그 옷을 입을 상황이 아니거나, 온라인 상품이 오프라인과 재질 차이 등 짝퉁(?)이 아니라고 한다면, 결과적으로 비용을 보면 소비자로서는 좋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옥션, G마켓, 쿠팡, 11번가, 티몬 등 패션뿐 아닌 전방위적 상품들의 할인뿐 아니라 개인 사업을 통한 온라인 쇼핑몰 등도 우후죽순 들어서는 상태다. 이뿐 아니라 할인 행사를 꾸준히 펼치면서 온라인 업계는 신장세를 누리고 있다.
일례로 추석을 보자.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온라인 업계에선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SSG닷컴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작년(22%)과 비교해도 8%p 늘었다. 11번가도 과일과 한우의 인기에 힘입어 거래액이 30% 이상 늘었다.
온라인 업계의 치킨게임에 어려워지는 건 오프라인 시장이다. 온라인을 선점하기 위한 유통 구조로 인해 가격을 맞출 수 없다는 한계가 가장 크다. 인건비, 임대비 등 비용이 발생하는 데 가격을 온라인과 맞추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같은 추석의 경우 한 백화점의 경우 추석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전년과 견줘 4.5%에 불과해 지난해 기록했던 7%보다 낮았고, 다른 백화점도 선물세트 관련 신장률이 전년 대비 간신히 보합세를 이뤘다.
이에 대해 오프라인 업계는 온라인으로 발맞춰 따라가거나,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대규모 편집샵을 내걸거나, 100평 이상의 매장 규모를 입점하는 행보를 보이고, 중앙로 지하상가, 전통시장 등은 지자체와 온누리상품권 등을 통한 행사에도 주력한다.
오프라인의 고전을 두고, 온라인 시장 업계 선점이 끝나면 오프라인도 안정화가 펼쳐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온라인 시장을 특정 업계가 선정한다면, 해당 브랜드와의 무조건적인 쿠폰 판매를 조정하는 환경이 마련하는 등 '최저가'보다는 그간 손해를 메우기 위한 시장 이득에 나설 것이란 판단에서다.
만약 이럴 경우 온라인에서 옷을 본 후 백화점에서 사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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