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현실화된 드론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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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현실화된 드론 테러

  • 승인 2019-09-18 13:19
  • 신문게재 2019-09-18 22면
  • 이성희 기자이성희 기자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인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이 예멘 반군의 드론(무인비행체)공격을 받아 핵심시설이 파괴되며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던 곳이라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량이 줄게 되면 가격은 자연스레 오르는 법이라 국제유가가 15% 가까이 폭등했다. 570만 배럴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하는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석유를 사오는 나라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다.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석유시설은 예멘으로부터 1000Km나 떨어져 있다. 일선에선 드론이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곳까지 타격이 가능하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예멘의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을 10대의 드론으로 타격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드론 테러를 인정했다.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1000Km나 떨어진 곳이 드론의 공격에 맥없이 당한 것이다.

드론은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비행체를 말하는데 벌의 윙윙거리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1920년대 첫 선을 보인 드론은 현재 우리의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제용, 레저용, 촬영 등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으며 인명구조와 택배에도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착한 드론에 반해 이번 테러 공격처럼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문제점 또한 내포하고 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폭탄을 실은 드론 여러 대가 폭발하는 공격을 받기도 했으며 미국 백악관에 드론이 떨어져 비상이 걸린 적도 있다. 또한 일본 총리 관저에는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드론이 떨어진 적도 있다.

국내에서도 2014년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등에서 북한이 국내 주요 시설에 대한 정찰목적으로 띄운 드론이 추락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가격이 싸고 레이더 추격이 어려우며 공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이미 드론은 군사목적으로 전 세계에서 쓰이고 있다. 아직 일반인들은 공격적인 드론을 소유할 수 없지만 악의적 목적으로 드론을 만들어 테러를 감행한다고 해도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이다. 뉴욕타임스도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테러를 보고 저렴한 무기로 세계 군사비 지출 3위인 사우디에 타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수술용 칼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흉기로 변하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 어떤 목적과 의도로 사용자가 칼을 잡느냐에 따라 용도는 180도 달라진다. 드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사용한다면 착한 드론만 양상이 되지만 인명살상용을 비롯해 테러 등 불순한 목적으로 드론을 생산한다면 양날의 검이 되어 자신에게 해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성희 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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