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소재 전사대지 생산 기업 위치도 |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국가 R&D 정책을 개편하는 등 '독자 기술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막상 독자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이 같은 기업을 보호해야 할 정부 기관들은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해당 업체 임원은 중도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천안시 우회도로(서북∼성거) 공사로 공장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지만 마땅한 기업 보호 프로그램이 없어 이대로 공장문을 닫아야 하나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해당 기업은 1986년도에 설립돼 현재까지 전사지를 생산·유통하는 기업이다. 전사지는 일회용 타투, 도자기, 자전거 바디, 오토바이 헬멧 프린트 등에 쓰인다. 흔히 볼 수 있는 프린팅 컵에 그림을 새겨넣는 용지다. 이 업체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사지를 생산해 전사지 미국 스페인 등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천안시 서북∼성거 우회도로 공사로 인한 분진 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오랫동안 전사지 기술을 이어온 해당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해당기업 관계자는 "도로 공사 사업 주체인 국토관리청에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을 요구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보상이 어렵다고 하고, 중소기업청에 애로점을 말해봐도 보호 프로그램이 없다고 해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확인 결과, 관련 기관들은 해당 기업의 사례가 특수해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었다.
이와 관련, 대전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 대한 보상근거가 없어 이전비 등을 보상해줄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도 "해당 기업의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아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다"라며 "옴부즈만 지원단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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