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의약분업 분쟁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우리나라 의사들은 이후 2013~2014년 또다시 집단행동을 벌였다. 세계적으로 의사 파업은 드문 일이 아닌 만큼 연이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소식은 국민의 건강권 차원에서 우려는 이만저만 아니다. 이번 파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진료와 의료법인 영리사업 허용에 대해 거부하는 것이 대한의사협회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그 속내는 낮은 의료수가 인상을 겨냥한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개원한 지 18년이 된 국립암센터가 지난 6일 첫 총파업에 들어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국립암센터지부는 병원 측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노조 측은 "암센터에서 그간 임단협(임금단체협약)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아 임금 수준이 열악하다"며 6%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파업의 명분이다. 이날 파업으로 500여 명의 암센터 입원환자는 어쩔 수 없이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물론 평소 국립암센터를 이용하던 환자들의 불편도 두말할 나위 없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는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으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병과 더불어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만일 의사가 본인의 사익만을 위해 일한다면 선망(羨望)받는 직종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높은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직업이다. 즉, 의사의 소임과 본분은 생명을 살린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의사의 '사'는 판사 같은 직업 사(事)나 변호사 같은 선비 사(士)가 아닌 교사와 같은 스승 사(師)자를 쓰는 것이 아닐까. 한남대학교 정치언론학과 유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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