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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이 노래는 효린을 통해서 처음 들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인 효린의 애절한 노래가 가슴을 두드렸다. '네가 떠나고 내 눈엔 항상 비가 와 끝이 없는 장마의 시작이었나봐 이 비가 멈추지 않아'. 사랑하는 이가 떠나고 흘리는 눈물을 장마에 비유했다. 언제 끝날 모르는 장맛비.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마치 폭포처럼 줄줄 쏟아지는 비. 내 눈에서 눈물도 장맛비처럼 끝없이 흘러내린다.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멈출 수 없다. 떠나는 그를 붙잡을 수 없었다. 가버린 그에게 연락도 못한다. 행여 전화가 올까 전화기만 들여다본다. 전화기 버튼을 손가락으로 몇 개 누르다 수화기를 내려 놓는다. 지옥 같은 이 순간, 그가 잊힐 날이 올까. 굵은 빗물처럼 눈물이 또 쏟아진다.
'장마'의 원래 가수 정인의 노래를 들어봤다. 소울 분위기가 물씬 난다. 가녀린 목소리의 높고 낮음의 경계가 어색하지 않다.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며 파전이 먹고 싶다. 여름 끝자락, 뜬금없는 장마가 밀려오는 저녁 선술집을 가고 싶다. 밖에는 주륵주륵 비가 오고 어둠이 짙어가는 풍경 속에 우산 속의 연인의 해사한 미소가 따스하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어느정도일까. '넌 나의 태양...이 비가 멈추지 않아 언젠가 네가 돌아오면 그땐 널 보내지 않아'.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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