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대지를 생산하는 기업의 공장 배치도. |
국내에서 유일하게 '특수용지'(전사대지)를 생산하는 기업이 천안시 국도 대체 우회도로 공사(서북∼성거)로 인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중도일보 9월 3일자 5면 보도>
해당 기업은 사업 주체인 국토부 대전국토관리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사전 협의 없이 공사 계획을 추진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 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사대지를 생산하고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업체로, 문을 닫으면 일본 기업 등에 점유율을 뺏기게 될 수 있어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5일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A 기업 이사는 "이제껏 전사대지 제품을 생산·유통하면서 기업이 잘 성장하고 있었는데 천안시 도로공사로 인해 공장가동이 멈출 위기에 처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에 있는 A 기업은 1986년도에 설립돼 현재까지 전사지를 생산·유통하는 기업이다. 전사지는 일회용 타투, 도자기, 자전거 바디, 오토바이 헬멧 프린트 등에 쓰인다. 흔히 볼 수 있는 프린팅 컵에 그림을 새겨넣는 용지다.
실생활에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지만 이 용지를 생산하는 기업은 국내에선 A 기업이 유일하다. 80~90년도 당시에는 이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몇 곳 있었으나, 현재 A 기업만이 살아남아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국내 전사지 기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꾸준한 제품개발을 통해 '열전사지'(프린팅 티셔츠에 쓰이는 용지)를 개발해 미국, 스페인 등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천안시 서북∼성거 우회도로 공사로 인한 분진 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오랫동안 전사지 기술을 이어온 A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A 기업 이사는 "공사 현장과 공장과의 거리가 한 뼘도 안 돼 용지 특성상 분진 등이 유입되면 불량품이 나올 수밖에 없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공장 가동이 멈춘다면 현재 일본, 중국, 영국계 기업에 점유율을 빼앗길뿐더러 내수 시장에서 80%를 점유하고 있는 영국 기업에 20% 마저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장을 이전하지 않는다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데 국토관리청은 보상근거가 없다고 말하고 천안시는 관심조차 없다"며 "무관심 속에 국내 전사지 산업이 타국에 뒤처질까 우려된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이 도로 사업은 대전국토관리청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 우리 시와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대전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보상근거가 없어 이전비 등을 보상해줄 수 없다"며 "공장이 가동될 때 공사를 멈추는 등 해당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전국토청이 진행하는 천안시 국도 대체 우회도로(서북∼성거) 공사 구간은 천안 서북구 신당동에서부터 서북구 성거읍 송남리까지로, 국도 1호선과 경부고속국도의 급증하는 교통량 분산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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