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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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승인 2019-09-02 13:22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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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제공
여름의 끝자락이다. 느닷없이 서늘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분다. 아, 또 한 계절이 간다. 뜨겁고 지루하고 열정적인 여름이었다. 언제나 지나가는 것은 아쉽다. 미련을 떨쳐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작열하는 태양이 장렬히 스러져가는 여름날의 늦은 오후. 어디선가 부드럽고 감미로운 노래가 들려온다. 귓가를 간질이는 이 노래. 스르르 잠이 오고 어느새 환상의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언제 들어도 아름답고 가슴 설레게 하는 노래다. 1996년 발표된 곡이다. 나의 30대가 시작되는 당시 이 노래가 나왔다. 이소라의 싱그러운 목소리와 코나의 아이스크림같은 감미로운 미성이 나를 한껏 달뜨게 했다. 서른의 시작은 아름다웠을까.

친구와 여행갔었던 선유도가 생각난다. 여름이 끝나가는 8월 말이었다. 높은 하늘과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칠 때 나와 친구는 바닷가 해변에서 잠에 취해 있었다. 왜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 지 우리는 바닷가 평상에서 한나절을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서성거렸다. 동네 개 백구도 낯선 여행자와 동행했다. 저 멀리 천상에 있을 법한 바위 산을 바라보는 내내 여름과 작별인사를 준비했다. 바위 산에 걸린 낮달은 투명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한 번 지나가는 쓸쓸한 바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허전해 옷깃을 자꾸 여미던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나를 믿어 내가 주는 느낌 그걸 믿는 거야 내겐 너무 아름다운 너의 밤을 지켜주겠어 우린 오늘 아무 일도 없겠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언젠가 이 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 해줘~.'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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