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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여행갔었던 선유도가 생각난다. 여름이 끝나가는 8월 말이었다. 높은 하늘과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칠 때 나와 친구는 바닷가 해변에서 잠에 취해 있었다. 왜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 지 우리는 바닷가 평상에서 한나절을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서성거렸다. 동네 개 백구도 낯선 여행자와 동행했다. 저 멀리 천상에 있을 법한 바위 산을 바라보는 내내 여름과 작별인사를 준비했다. 바위 산에 걸린 낮달은 투명하기 이를 데 없었다.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한 번 지나가는 쓸쓸한 바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허전해 옷깃을 자꾸 여미던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나를 믿어 내가 주는 느낌 그걸 믿는 거야 내겐 너무 아름다운 너의 밤을 지켜주겠어 우린 오늘 아무 일도 없겠지만 그대가 원한다면 언젠가 이 세상의 모든 아침을 나와 함께 해줘~.'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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