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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변화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에 따라 전기차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한국도 내년 승용 전기차 보급을 위해 보조금 지급을 기존 4만 3000대에서 7만 1000대로 늘리고 충전소도 확충하는 등 전기차 보급을 늘려가는 추세다.
또 더욱 편리한 전기차 이용을 위한 충전 기술 등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 7만 1000대로 늘린다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 등 환경산업 육성 차원에선 구매보조금, 충전 인프라 구축 예산을 늘린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2020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친환경차 보급기반 확충에 대한 예산은 기존 9000억원에서 1조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가능 대수를 크게 늘렸다. 전기차 중 승용차는 4만2000대에서 6만5000대로 늘리고 화물차는 1000대에서 6000대로 지급 대수를 확대했다.
수소차도 크게 늘렸다. 수소차 중 승용차는 4000대에서 1만100대로, 버스는 35대에서 180대로 확대된다.
전기차 급속충전기 보급도 확대했다. 기존 1200기에서 1500기로 늘렸다.
▲중고차 시장서 전기차 매물 급증...친환경차 찾는 고객 증가
국가 보조금 등 전기차 보급 확충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최근 3년간 매물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약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기차 등록 대수는 901% 증가했다.
SK엔카닷컴은 올해 1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등록된 친환경차 대수를 조사한 결과,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가 3년 전인 2016년(9442대)보다 63% 증가한 1만5371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901% 증가한 1832대다.
전기차 등록 대수 증가세는 최근 2년간 국산차에서 두드러졌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 기아자동차 니로EV 등이 새로 출시되며 올해 국산 전기차 등록 대수가 1568대로 작년보다 223% 늘었다. 전기차에서 국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66%에서 20%P(포인트) 늘어난 86%다.
박홍규 SK엔카닷컴 사업총괄본부장은 "최근 몇 년간 보조금 지원과 세제 혜택,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정책으로 친환경차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 편리한 전기차 운행 위한 충전 인프라 개발
전기차 충전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김숙철)은 지난달 29일 국내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보급 확대와 충전 인프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제3회 '전기차·전력망 통합 기술교류회'를 개최했다.
전기차·전력망 통합 시스템(VGI, Vehicle Grid Integration)은 전기차 충전기를 통해 전력망에 연결된 전기차의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VGI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는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력 수요가 많아지면 다시 전기를 방전해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하게 된다. 또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충전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 명지대학교, 한전KDN 등 10여개 기업 및 대학과 함께 개발을 시작해 국내외 상용 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전기차·전력망 통합시스템(VGI)을 2017년 개발했다.
이날 교류회에서는 ▲한국 VGI 기술 특징과 향후 개발 방향(전력연구원) ▲소비자 관점에서 본 전기차 차종별 시장 확대방안(교통연구원)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산업과 같은 신사업 및 서비스 동향(산업연구원) ▲전기차·충전 인프라 확산을 위한 표준화 동향(명지대학교) 등 7건의 발표가 진행됐다.
전력연구원은 향후 2022년까지 민간사업자들도 참여해 자유롭게 서비스 앱을 개발하고 VGI 플랫폼과 연동해 전기차 고객들에게 심야 자동충전, 공유전기차 전용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전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기술교류회를 통해 국내외 전기차 산업계의 요구와 발전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전력연구원은 민간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전기차 관련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하고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 5배 높인 소재 기술 개발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쓸 수 있는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소재 기술이 학계에 보고됐다.
2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경희대 박민식 교수·중앙대 문장혁 교수·호주 울런공대 김정호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자이로이드(gyroid) 구조 3차원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용 리튬이온전지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리튬이온전지용 음극 소재는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이론적으로 기존 흑연보다 한 번에 더 많이 충전해둘 수 있는 실리콘이 주목받는다.
다만, 실리콘의 경우 충·방전 시 3배 이상 부풀면서 구조가 붕괴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실리콘 팽창에 따른 재료 내부 저항력(응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공성 자이로이드 구조의 실리콘복합산화물 음극 소재를 설계했다.
자이로이드는 구멍 많은(다공성) 3차원 나노 구조체다.
시뮬레이션 결과 구멍(기공)이 응력을 줄이는 한편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규칙적으로 배열된 10㎚ 크기 기공이 실리콘 부피 팽창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100회 이상 충·방전해도 초기 효율 80%대를 유지하는 한편 기존 흑연보다 가역 용량(반복적으로 사용 가능한 용량)이 5배 이상 늘었다.
울런공대 김정호 교수팀의 이재우 박사과정생(논문 공동 1저자)은 "시뮬레이션 해석과 실제 실험적 관찰이 통합된 융합 연구"라며 "리튬이온전지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는 전기자동차 산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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