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0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올해보다 2배 늘어난 2조1000억의 예산을 쓸 예정이다.
우선 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술개발에 올해보다 7000억원 많은 1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5년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6대 분야에서 총 100개 핵심 품목의 자립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대규모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를 할 방침이다.
정부는 R&D 투자가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약 1조9200억원이 투입되는 3개 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사업절차 단축 등 지원에 나선다. 이 경우 통상 착수까지 3년이 걸리는 기술개발 사업을 6개월 내 즉시 시행할 수 있다.
또 수요-공급기업이 공동 참여사업단을 구성하고 개방형, 경쟁형 등 혁신적인 방식으로 R&D를 추진토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정부출연연구원도 소재·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출연연과 중소기업이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이하 핵융합연)는 최근 국내 중소기업인 ㈜세원하드페이싱과 협력을 통해 일본 수입 의존도 100%인 반도체 코팅 소재 '이트륨옥사이드'를 국산화했다고 밝혔다.
핵융합연은 지난 2017년 국내 중소기업인 용사코팅 전문업체 ㈜세원하드페이싱)에 용사코팅용 재료 분말의 유동성을 향상할 수 있는 플라즈마 기술을 이전하고 관련 제품 개발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핵융합연과 세원하드페이싱은 미세 분말 상태에서도 응집하지 않는 용사코팅 소재인 이트륨옥사이드(Y₂O₃)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트륨옥사이드(Y₂O₃)는 플라즈마 에처와 화학증착장비(CVD) 내부 코팅 등 반도체 공정 장비에 적용되는 소재로,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소재다.
한편 출연연 등 과학기술계는 소재부품 분야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중소기업과 교두보 역할을 할 ETRI 도우미상담센터에 소재부품 전문 연구원을 배치해 중소기업의 시급한 기술 애로사항에 대한 전문적 상담과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KAIST는 일본의 대한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기업을 돕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자문단은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에너지·자동차 등 주요산업분야 1194개 품목 가운데 우선 159개 소재 등 관리 품목과 관련이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자문하고 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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