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무엇에 대한 믿음을 말하는 것인가?"
필자는 뜬금없는 말에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사람은 100%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항상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욕심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100% 믿지 않는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이것을 인정해야만 사람에 대한 실망감을 줄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는 말인가? 사람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면 진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인가?
이렇게 며칠 동안 믿음을 화두(話頭)로 잡고 지내다 보니 어디를 가나 어떤 책을 보나 믿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눈에 보이고 들렸다. 그렇게 보이고 들린 여러 가지 것들이 맞물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불교에서는 하나의 화두를 잡고 수행을 하나보다.
믿음에도 종교적인 믿음부터 사람에 대한 믿음까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번에 필자에게 떨어진 화두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믿음이었다. 즉,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필요해서, 일어나야 할 일이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내가 갖춘 만큼, 생각하는 만큼 나에게 일어나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평소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행동한 결과,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환경들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 환경에서 나는 내가 갖춘 만큼 상대를 대할 것이고 그에 따라 상대도 나를 대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나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이고, 나를 위해 주어지는 환경인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과 판단을 했었다. '이것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저 사람과 같이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저 사람은 왜 저러지? 저러면 안 되는데'라고 남을 따지고 판단했다. 그래서 정작 필자가 해야 할 일들은 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믿음이 없으면 따지기만 하다가 내가 해야 할 일은 하지 못한다는 것일까!
판단하고 따져야 한다면 그 기준은 남이 아닌 나 자신에 두어야 한다. 주어진 환경과 일들은 그저 나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찰자로서 그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를 갖추고 키워나가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 또 다른 환경이 주어지는 것인데, 필자는 주어진 환경과 사람들에 대한 판단을 하는데만 시간을 보낸 결과 그 환경에서 깨닫고 얻어야 할 것들을 얻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필자가 새로운 관점의 믿음을 갖게 되면서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충실히 임하게 되고 또한 남을 탓하고 불평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이 기회에 나에게 화두로 주어진 믿음에 대해 얻게 된 큰 깨달음에 감사드린다.
김소영/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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