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창작촌 레지던시. |
입주작가들이 레지던시에 머물며 작업을 하고 싶어도 시설이 열악해 주거지와 작업실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철도관사촌을 리모델링해 레지던시로 사용하고 있는 소제창작촌은 현재 거주가 불가능하다.
지난해까지는 거주하며 작업을 하는 형태로 운영됐으나 올해부터는 레지던시 공간에서 작품과 전시 활동만 이루어지고 있다. 인근에 빈 집이 많아 치안 유지가 우려된다는 것과 시설이 노후 됐다는 이유다.
작가들에게 사전 공지가 됐고, 숙박이 불가능함을 수용한 작가에 한해 계약이 이루어졌다.
소제창작촌은 대전문화재단 기금을 통해 운영 예산을 마련하고 있으며,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레지던시 지원 공모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창작촌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업명은 '레지던시'지만 거주가 불가능해 지원을 했다가 입주를 포기하는 작가도 상당수다. 소제창작촌 측에서는 내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재원 마련을 고민 중이다.
소제창작촌 관계자는 "능력 있고 이 지역에 애정을 갖고 계신 작가들이 지원을 하지만, 숙박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입주를 망설이는 분들도 있다"며 "레지던시 공간을 보수해 더 많은 작가들에게 기회를 드리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화재단 직속 테미창작센터와 테미오래 레지던시와는 달리 소제창작촌 건물은 개인의 소유다. 민간 소유다 보니 시설 유지 등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던 관사를 활용해 작업공간으로 조성한 탓에 환경이 열악하다.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고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아 한여름에는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레지던시에 참여한 한 작가는 "이 지역이 개발되면서 현재 소제동의 모습은 길어야 2~3년 정도밖에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임대주와 현 거주자, 세입자 등에 보상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시한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것을 작가들은 알고 있지만, 공간에 대한 애정으로 입주했다. 작업을 하거나 머물기에 열악한 환경임을 작가들도 알고 있다. 문화재단이나 관계자들 모두가 개선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제창작촌은 오는 30일 현재 입주작가인 띠리리 제작소와 와사비 뱅크가 여름 입주 기간 동안 작 풀어한 프로젝트 기획전을 시작한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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