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황우 한밭대 교수 |
반면 어떤 이는 "생활 속에 불편함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한복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 말을 한다. 전통은 '지켜야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지킬 수 있는 것인가'를 우리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傳統)의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바람직한 사상이나 관습, 행동 따위가 계통을 이뤄 현재까지 전해진 것'을 말한다
우리는 전통을 이야기할 때 가장 가까운 역사인 조선 시대를 관통하면서 작용해온 전통관에 얽매여 있다. 이러한 굳어진 전통은 우리의 특수했던 근대사로부터 비롯되었는데 19세기 말 전통사회가 붕괴하고 일제강점기에 파괴되고 해체당한 전통의 단절이야말로 전통에 대한 온갖 분열된 태도를 낳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해방 이후 통합되지 못한 문화에 대해서는 전통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었기에 전통관은 언제나 조선 시대와 조선 시대의 양반문화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또 하나의 결정적 왜곡이 개입되었는데 그것은 일제강점기에 우리 내면에 깊이 각인된 '타자화된 시선'이다. 이는 우리 자신과 전통을 자신의 시선으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식민지적 경험에서 비롯돼 당시 공예를 예를 들면 '조선색' 또는' 조선취미'라는 형식으로 일본인의 이국취미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면서 일본의 변방인 조선의 향토공예 또는 민족공예로 전락했다.
전통은 '전하여 傳', 이어지는 統' 것이다. 전통을 과거의 것으로 묶어두려는 것은 과거의 전통 그 자체도 단절시키는 것과 같다. 전통은 한쪽 끝이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는 것이지만 다른 한끝은 바로 지금 현재의 삶에 '이어져' 있어야만 한다. 문화생활은 이 전통을 바탕으로 해 성립되나, 창조적인 문화는 전통 가운데에서 뛰어난 것을 추려 이를 새로운 상황 속에서 살림으로써 생겨나며 시대에 맞지 않고 합리적이지 못한 전통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전통은 '한국의 전통'을 이야기한다. '한국'은 민족일 수도 있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일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은 높은 소득수준에 다양한 문화교류가 가능하며 다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한국인의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전통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동시대적인 생활양식에 기반을 둔 전통의 창출은 절실한 문제이며 바로 이것이 우리의 과거 전통 조형을 계승하고 국제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올바로 대응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전통은 삶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전통이 삶이 형태를 가질 때 삶과 전통은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삶에 전통은 유지될 것이다. /노황우 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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