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공인중개사協 세종지부장 "아파트·상가 거래절벽 2년, 경제가 안 돈다"

김동호 공인중개사協 세종지부장 "아파트·상가 거래절벽 2년, 경제가 안 돈다"

[중도초대석] 김동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
"세종과 서울 강남 같은 부동산 규제는 과도"
"장사도 주택소유도 시도할 수 없어 베드타운 우려"

  • 승인 2019-08-13 11:35
  • 신문게재 2019-08-14 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동호2
김동호 한국부동산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 당선인이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강력한 규제로 베드타운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세종시를 2017년 8월 서울 강남4구와 동일한 수준의 부동산 고강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공인중개업계가 '기근'을 겪고 있다. 기축 아파트 거래량은 투기지역 지정 후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한국감정원의 주택매매지수에서도 세종이 전국 광역시보다 낮게 조사됐다. 공인중개소 사무실은 세종에 두고 부동산중개를 찾아 전국을 헤매는 중개사들도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에 당선된 김동호 지부장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대책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난달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 선거에서 당선됐는데, 소감과 회원 수는 얼마나 되는지 소개해 달라.

▲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의 회원수는 개업공인중개사 기준 1100여명에 달합니다. 각 업소에 소속된 소속공인중개사 등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은 수의 공인중개사들이 세종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지부를 대표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시의 경우는 주택투기지역 규제 이후에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 수준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각 중개업소들의 운영난, 중개업소를 포함한 소상공인의 소득감소 및 지출감소 등으로 인한 세종시 상권위축 등 많은 현안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세종 중개사 회원사들의 경영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원인은 무엇이며 타개책이 있다면?

▲지난 8.2대책, 9.13대책 등으로 대표되는 투기지역규제로 인한 거래절벽이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세종시와 같은 중대형 신도시의 경우 부동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초기 자생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종시의 경우는 너무 급작스럽고 강한 규제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위축된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한 급작스러운 거래단절로 부동산업 자체가 주변에 파급효과를 주지 못하는 상당히 힘든 상황입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상가, 토지 매매에서도 은행 대출을 규제하고 있어 모든 거래가 사실상 중단상태로 봐도 무방합니다. 타개책은 역시 과도한 규제의 완화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 8월 세종시를 서울 강남 4구와 동일한 수준의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2년이 됐는데 이에 대한 해제 목소리가 높은데요?

▲당시 세종시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 단기간 과도하게 상승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종시의 소득과 소비수준, 산업구조 등을 비교할때 강남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는 상당히 과도한 규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규제 이후 약 2년여가 지난 현재 실거래량, 매매지수, 거래동향 등의 객관적인 지표로 살펴보아도 세종시는 전국 중위권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인 2017년 4~5월 두 달간의 세종 기축 아파트 거래량은 국토부 실거래 기준 총 818건이었다. 그러나 지난 4~5월 최근 두 달간의 거래량은 311건으로 투기지역 지정 이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거래량이 축소됐다. 이러한 지표에 비교해 볼때 현재 수준의 주택투기지역 규제는 객관적으로도 과도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세종에서는 여전히 신규 아파트에 대한 분양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 등 여전히 치열한데, 투기지역 해제로 또 다시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 가세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요?



▲현재의 분양 경쟁은 세종시가 아직 중앙부처 공무원의 이주가 진행 중이고 특별공급제라는 독특한 아파트 공급구조가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현재 주택 공급구조에서 일반인에게 분양되는 아파트는 전체 청약분은 25%에 불과합니다. 이전기관 공무원에 전체 아파트의 50%가 특별공급되고 기관추천, 신혼부부 등의 또다른 특별공급을 제외하면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물량이 극히 적습니다. 이러한 공급구조에서는 경쟁률이 과도하게 높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투기지역 해제시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의 집중적 투기규제를 통해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는 이미 하향세를 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종시의 투기지역규제를 완화시킨다 해서 갑작스러운 투기바람이 불 우려는 거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종에서는 상가 공실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상가부지를 공공용지로 전환하는 등 행복청과 LH, 세종시에서는 지난 6월 말 행복도시 상가활성화대책을 내놓았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근본적으로 세종시의 상가 문제는 비싼 토지가격으로 인한 상가 자체의 고분양가와 과도한 공급이 원인입니다. 지금이라도 상가의 공급을 조절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만 더욱 근본적으로 상가의 고분양가, 이로 인한 과도한 임대료 문제가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도시의 소득수준 등을 비교해 볼 때 서울 분당이나 경기권과 큰 차이가 없는 임대료는 상가 활성화의 진입장벽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세종시의 실질적 소비주체는 공무원집단과 소상공인 집단입니다. 이렇듯 취약한 소비주체 및 소비수준으로 인해 도시의 성장성 또한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장의 한 축이 되던 부동산시장까지 얼어 붙은 현실에서 상가 활성화 문제가 단편적인 몇 가지 대책으로 결코 쉽게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세종 이탈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상가를 개업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이들이나 싼 전셋값에 몇 년 거주했으나 대출이 중단돼 주택을 사지 못해 세종을 떠나는 시민들을 보게 됩니다. 세종에서 장사해 성공할 수 있고 집도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막혀 있다고 봅니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게 아닐지 걱정입니다.



-영세성을 탈피하고 큰 규모로 움직일 수 있는 공인중개사의 대형법인화가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세종에서는 실태는 어떠하며 부동산중개의 법인화가 필요한지요?

▲아직까지 세종시는 소수의 법인을 제외하면 아파트, 근린상가 위주의 개인중개업의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미 정부에서도 종합부동산인증서비스 등 중개업의 선진화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준비하고 있고, 이에 아울러 서울 및 경기권의 경우는 중개업의 법인화가 더이상은 낯선 환경은 아닙니다. 세종시도 시간이 흐를수록 중개법인의 증가, 종합서비스로의 확대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세종에서 야산에 지분을 쪼개 판매하는 기획부동산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사례가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건전한 부동산시장 조성을 위해 공인중개사협회 차원의 대책을 세우셨는지요?

▲서울 및 경기권에서 주로 활동하던 기획부동산들이 이제 세종시에도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분양권, 아파트 등의 정상거래가 위축되면 결국은 기획부동산과 같은 비정상적 거래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현실입니다. 기본적으로 기획부동산들이 취급하는 지분거래 등은 부동산 투자에 이해가 떨어지는 일반인들의 경우 자칫 잘못 투자하면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방식입니다.

저는 지부의 큰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기획부동산, 불법중개업소 등의 단속을 세종시와 함께 제대로 된 협력방안을 상호 제안하고 확정하여 함께 단속하고 지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인중개사가 시장 수요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공인중개사 합격자수 조절에 대해 어떤 견해인신가요?

▲지난 몇 년간 구직란이 심각해 지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수요도 증대 되어 왔습니다.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책임지는 공인중개사가 그 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인중개사의 배출에 대한 양적 조절도 물론 필요하지만, 자격증만 따고 묵혀 놓았다가 언제든 창업할 수 있는 형태의 창업구조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인중개사 배출에 대한 양적 조절은 물론, 일정 기간 중개업을 영위해야만 개업이 가능한 형태의 개업에 대한 양적 조절도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회원들과 세종시민들에게 당부의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세종시는 행정수도라는 그 목적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한참 더 성장해야 하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의 자생력과 산업구조의 큰 축을 담당하는 부동산 시장과, 세종시 소상공인 산업의 가장 큰 축의 하나인 부동산 중개업을 담당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의 대표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먼저 공인중개사 회원들이 하나로 통합되는 세종시지부를 열심히 운영해서 타도시의 모범이 되는 사례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또한, 세종시의 시민들과 어떻게 보면 가장 밀접한 관계라고도 볼 수 있는 중개사 조직이 세종시 시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 부동산 시장의 올바른 방향의 도구로써 활용되어 세종시의 발전에 그 몫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담=백운석 세종본부장·정리=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