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語(논어) 先進篇(선진편)에 나오는 過猶不及(과유불급)이란 말이 생각났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의미로 中庸(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라 한다.
한 달 이라는 긴 시간동안 치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퇴직 후의 삶은 절대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 하지 않으며, 여유로움을 가지면서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점이다.
급하지도 않은 것들을 현직에 있을 때처럼 서두르다 보면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아내에게 꾸중 아닌 잔소리의 대상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대전시민이면 누구나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다닐 수 있는 평생교육의 장소인 시민대학에 수강 신청을 하여 알지 못했던 과목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부족한 교양을 쌓게 되었으며, 인문학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필자를 '재미있고 유익한 고사성어' 라는 강좌를 듣게 된 계기로 하여 고사성어와 한자를 보다 많이 알게 되고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였던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여유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인생 이모작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 이모작이 중요한 것은 지금은 100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퇴직을 한다고 해도 50대 후반이거나 60대 초반이라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아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라든지 직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퇴직 후에는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나이를 먹어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하고픈 의욕의 실행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는 필자에게 꼭 맞는 교육이 있다하여 친구 소개로 대전 인생 이모작 지원센터를 찾아 4주간의 일정으로 에코-클린과정의 교육을 받으며 직업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직장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현장실습을 해봄으로써 나도 이젠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퇴직 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시민대학을 다니면서 다양한 강좌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하여 정보도 교환하고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계기가 되어 보람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 감사드린다.
퇴직하기 전에 근무하였던 동일한 직장으로 알고 있는 후배들도 이런 곳을 찾아 보람 있는 생활을 하도록 권해주고 싶다.
직업에는 귀천이 따로 없다고 한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남들로부터는 좋고 나쁨의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 결과에 순응할 때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한다. 속담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稻熟低頭)고 한다. 이 말은 사람은 무엇을 더할수록 낮아지고 겸손해야 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경험과 노련미를 젊은 사람에게 자랑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받았을 때 상대방인 젊은 사람을 지원해 주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필자의 주위에는 퇴직을 하고 여가를 즐기고 있는 많은 선배님과 동료들을 볼 수 있다. 퇴직 전에는 많은 일들을 할 것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막상 퇴직을 하면 말처럼 쉽게 되지 않은 것이 인생사라 했던가?
하지 않았던 농사일도 생각처럼 쉽지 않아 한 두 번 하다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사업 또한 해보지 않은 일이라 오래가지 않아 그만둔다고 한다.
남들이 갖지 않은 특별한 기술을 보유하여 활용한다거나 평생교육 강좌에 등록하여 취미나 직업교육을 통하여 여가를 즐기고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인생이모작에 적합한 직장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재취업 시 고려해야 할 것은 육체적으로 하는 일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재취업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稻孰低頭'(도숙저두)라는 말, 가슴깊이 새기면서 말이다.
염재균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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