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골이 깊었던 만큼 회동 일정 조율부터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수차례 일정 재조정에 들어가면서 드디어 회동 날짜가 잡힌 것이다.
중재에 나선 대전체육회가 불협화음 최소화를 위해 두 단체를 밖으로 끌어내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전시체육회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 체육회 인근 한정식집에서 대전체육종목단체협의회(의장 김명진)와 대전체육단체협의회(의장 양길모) 통합추진위원회 등 10여 명이 모여 비공식 봉합 논의에 들어간다.
이날 자리는 의장선거 과정에서 등을 돌린 두 단체가 6개월여 만에 함께하는 첫 공식 일정이다.
지역 체육계는 이번 두 단체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가진 자리가 비공식 협의였다면, 이날은 공식적 첫 만남이라는 데 있다. 논의 결과가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화해와 협력을 조금이나마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통합추진위를 구성해 자리했다는 것도 결과에 대한 주변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놓였다.
봉합 논의 과정에서 불만족한 대화가 오가더라도 누구 하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모든 비난의 화살을 두 단체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는 자리가 마련되면서다.
이날 논의 테이블을 식당으로 결정한 부분 또한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 체육은 앞으로 많은 현안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와 연말 초대 '민간체육회장 선출', '충청권 아시안게임 유치' 등 현안이 산적하다. 자칫 대전 체육 발전을 위해 종목단체장을 맡은 각 종목 회장들이 '감투싸움'에 눈이 멀어 운동선수들과 시민들을 등한시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 번의 만남이 그동안 나쁜 감정을 풀 수 없다. 다만, 이번 만남이 향후 지속적인 논의 테이블을 까는 첫 자리가 되기를 지역 체육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두 단체가 분리되면서 피해를 보는 종목도 있다. 같은 체육인으로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하루빨리 이전의 모습으로 가길 바란다. 어느 한 단체가 양보해야 한다면, 이치에 맞는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분열을 나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