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통합추진위원 구성과 협의 내용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수차례 일정을 재조정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회동에서 서로 간 쌓였던 앙금을 풀기보단, 오히려 관계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대전시체육회에 따르면 분열 이후 반년 간 대립각만 세워오던 대전체육종목단체협의회(의장 김명진)와 대전체육단체협의회(의장 양길모) 통합을 위해 두 단체 만남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당초 8일 오후로 통합논의 테이블이 꾸려질 것으로 예정됐지만, 두 단체가 제시한 일정이 맞지 않아 7일로 변경됐다.
수차례 일정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남은 기간 또다시 변경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두 단체가 일정 조율에 쉽사리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만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회동 추진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체육계 갈등 분열 중심에 두 단체가 있었던 만큼 고스란히 비판을 뒤집어 쓰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재에 나선 시체육회는 통합 결과 보다는 논의 테이블 마련을 추진하는 등 양 단체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체육 단체 한 관계자는 "이번 통합논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서로에서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빈손으로 자리를 뜰 경우 모든 비난은 두 단체에 향하는 게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봉합을 하게 되면 모든 공이 중재에 나선 시체육회에 돌아가는데 이는 두 단체 모두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정을 조율하면서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수개월 남겨놓고 통합논의를 한다는 점에서 주변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단체 수장인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과 양길모 대전복싱연맹 회장이 공교롭게 초대 민간체육 회장 선거 후보로 하마평이 나오는 인물에 있기 때문이다.
한 종목 단체장은 "여러모로 이번 통합논의 일정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체육회에서도 시기에 대해 어떤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다분히 올 연말을 겨냥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강희용 단체장협의회 사무총장은 "구두상으로 7일로 통보했다. 대신 참석 여부가 중요하게 아니라 협의점을 찾는 데 있다. 시체육회가 협의할 상황을 만들어주고 통합 책임을 가져야 나갈 수 있다고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