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연합뉴스 제공 |
반면 일본계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들은 금융지원 동참보다 불매운동이 확산될까 초긴장 상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신규 경영안정자금 투입, 대출금리 최대 2.0%P 감면, 자체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해 5일부터 시행에 돌입한다.
우선 우리은행은 경영안정 특별자금을 통해 2조 7000억원에 달하는 신규자금을 투입한다. 대출금리도 최대 연 1.2%P 감면해주기로 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업종에는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1조원 규모의 상생 대출을 지원한다. 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특별출연해 이달 중 5000억원, 내년까지 총 1조 5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한다.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경영안정 특별자금 500억원도 즉시 투입한다.
이외에도 '일본 수출규제 금융 애로 전담 태스크 포스'를 운영하고, 수수료 등을 전액 면제하는 특화상품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일본산 소재·부품 수입기업에 할부상환금 납입을 최대 12개월 유예키로 했다.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상환 기간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고 신규 대출이나 상환을 연기할 경우 금리를 0.3%P 깎아주기로 했다. 일본 수출규제 피해가 농식품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농가 금융지원도 한다. 생산량의 99%가 일본으로 수출되는 파프리카 재배농가를 최우선 고려 대상이다.
전용석 농협 대전본부장은 "농협도 대출금리 할인 등 기업지원뿐 아니라 농가피해 확산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속한 금융지원이 피해 최소화에 효과가 있길 기대한다"며 "이번 기회로 우리 산업 전반의 부품·소재 국산화를 이뤄 경제자립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업체당 10억원까지 모두 1조원 규모의 신규대출을 지원한다. 분할상환 유예와 신규여신·연장여신에 대해서는 금리를 최고 1%P 감면해준다. 피해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정책 등 각종 정보와 재무컨설팅도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수출규제, 금융보복 인한 피해기업, 대체품목 생산기업 등으로 업종을 세분화해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제 대체품목 생산기업에는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글로벌 소재부품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금융권의 반일 움직임이 확산되자, 일본계 저축은행·대부업계는 눈치만 보고 있다.
일본계를 포함한 국내 저축은행 중 아직까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피해기업의 지원 대책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불매운동 확산으로 인해 영업에 불똥이 튈 것을 더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일본 관련 불매운동 금융권 리스트에 일본계 저축은행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리스트에 포함되긴 했으나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이 불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된 이후 눈에 띌 만한 고객 이탈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이자를 주는 등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로 인해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하는 것은 상당히 걱정된다.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영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