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을 찾기 힘든 시민들을 위해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단발성이 아닌 연속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대전 방문의 해를 이끌어가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대전의 문화 공연과 전시장은 대부분 서구에 쏠려 있다. 중구에 작은 소극장이 몰려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공연과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서구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 전시와 달리 뮤지컬이나 클래식 연주회는 가격대가 높고 예약된 인원만 수용하는 한계가 존재해 다양한 관객이 찾기는 어렵다.
이에 대전 문화계는 역발상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졌다. 잘 세팅된 공연장이 아닌 시민들이 모여 있는 거리로 문화가 나왔다.
대전예술의전당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인아웃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인·아웃은 말 그대로 공연장과 공연장 밖을 뜻한다. 전국 최초로 움직이는 공연장을 통해 대전 시민 누구나 문화가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공연장과 원도심을 한 번씩 교차하면서 이뤄지고 지휘자 금난새부터 플루티스트 최나경,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바리톤 정경이 참여해 공연의 격도 높였다.
8월에는 주말 내내 열대야를 잠재워줄 야외 공연이 준비돼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야외원형극장에서 펼쳐지는 '불금불토 빛깔있는 여름축제'는 대중가요와 재즈, 뮤지컬, 수궁가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여름철 특색 공연으로 꼽힌다.
이에 앞서 원도심에서는 이미 찾아가는 공연이 정착화 되고 있다. 대전역과 은행동과 대흥동 일대에서 펼쳐지는 '원도심 들썩들썩'이 주인공이다. 인아웃콘서트나 빛깔있는 여름축제 비하면 다소 작은 공연 형태지만, 지하상가와 목척교, 스카이로드 등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공연이 이뤄져 우연한 만남, 버스킹의 묘미를 맛 볼 수 있다.
여기에 8월 중순부터는 12회차를 맞는 대흥동립만세가 대흥동 점포 곳곳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점포와 아티스트가 1대 1로 결연해 점포를 무대로 삼아 시낭송부터 색소폰연주까지 준비돼 있다.
대전 문화계 관계자는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올해는 대전 도심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공연장이 아니어도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연주자들이 직접 관람객을 찾아온다는 형태가 매우 흥미롭다"며 "주말이면 장소 불문하고 문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대전에서 만날 수 있다" 고 말했다.
타지 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소에서도 공연은 계속되고 있다.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명소 상설공연'을 운영 중으로 지난 5월부터 뿌리공원, 대청댐 물문화관, 예술의전당 야외원형극장, 보문산 야외음악당에서 10월까지 계속된다.
한편 마당극패 우금치는 12월까지 대전세종충남의 방방곡곡 마을을 다니며 마당극을 선보인다. 우금치는 청아청아 내 딸 청아를 비롯해 4개의 마당극을 30개 지역을 찾아다니며 지역의 어르신을 위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대전 야외 공연장에서 만난 대전 시민은 "여름이다 보니 갇혀 있는 공연장보다는 탁 트인 야외 공연장이 주는 재미가 있다"며 "대전 방문의 해가 아니더라도 이런 형태의 공연은 대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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