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어린이 제공 |
심심한 아기구름이 아이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한다. 하늘 위로 퍼덕퍼덕 날아가는 새들,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토끼들, 목장에서 놀고 있는 하얀 양 떼들, 알록달록 피어 있는 꽃들 사이 감쪽같이 숨는다. 잠시 숨을 고르러 공원에 앉아 쉬다가 들킬 뻔도 했다. 다음은 튜브가 둥둥 떠 있는 수영장, 연기가 폴폴 나는 캠핑장, 달콤한 솜사탕과 둥실둥실 풍선들이 가득한 공원으로 몸을 숨긴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양 같은 구름, 돌고래 같은 구름이 보인다. 구름은 그저 흘러갈 뿐이지만 사람은 그 모습을 보고 닮은꼴을 떠올리며 즐거워한다. 구름이 숨바꼭질을 하고 싶어 다양한 동물과 사물로 변신할 거라는 상상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그려냈을 것이다. 얼마 전 태어난 조카에게 주고 싶어 기획했다는 작가의 말이 다정하다.
변신의 귀재가 된 아기구름을 찾고 나면 또 다른 생명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들 틈에 비행기, 양 떼 사이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동물, 연을 날리거나 튜브를 타고 노는 아이들의 표정을 바라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듯하다. 색색으로 그려진 천진한 얼굴들이 자꾸 미소를 짓게 한다. 구름처럼 둥실, 기분도 떠오르겠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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