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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오늘도 오케이』 속 히로씨는 아침 인사를 상대가 대답할 때까지 무한 반복하고 한여름에도 담요를 덮는 사람이다. '따뜻하다'라는 말을 자주 쓰고 양말 신기를 싫어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반드시 하이 파이브를 한다. 이 밖에도 하나하나 자잘하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습관들이 그에게 있다.
누구나 가진 고집, 습관처럼 조금 독특한 면이 있는 오빠 히로씨의 습관은 다운증후군 때문이기도 하다. 동생인 저자 사토 미사요씨가 그런 오빠를 관찰하면서 행동 하나하나를 글과 일러스트로 엮었다.
자라는 동안 오빠의 별난 습관과 버릇이 너무나 싫었던 저자는 대학에 진학한 후에야 오빠의 습관과 버릇이 다운증후군이 있는 오빠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임을, '히로'라는 한 사람을 표현하는 개성임을 깨달았다.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볼일을 보고, 먹을 때 소리가 많이 나며, 손으로 벽을 문지르고 다니는 통에 벽이 늘 손때로 얼룩져 있는 것 같은 일은 저자에게 유쾌하지 않았다. 화장실 문을 닫지 않는 이유가 폐소공포증 때문일 수 있고, 비장애인과 다른 구강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는 소리가 나며 부족한 균형감각이 벽을 만지면서 걷는 습관을 만든다는 걸 이해하는 지금, 더 이상 저자는 오빠가 가진 오빠만의 질서를 거슬려 하지 않는다.
그 이해의 뒤 저자에게는 그동안 심하게 대했던 일에 대한 후회와 오빠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따라왔다. 소소하지만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마음이 고민의 답이었다. 둥그렇고 심플한 그림체와 일기같은 문장 속, 오빠에 대한 저자의 응원과 사랑은 독자들에게도 다운증후군을 인식하는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나'답게 살고 싶은 타인의 습관과 버릇을 존중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 전해진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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