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초기 기술기업의 자기확증편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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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초기 기술기업의 자기확증편향성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임종태

  • 승인 2019-08-01 16:24
  • 신문게재 2019-08-02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최근 국가적으로 혁신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이 모색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만들고 스케일업(Scale up)을 통한 성장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논의의 결과로 좋은 스타트업을 초기에 잘 발굴해서 창업 혁신 생태계 내에서 기관들 간의 공동보육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 기업을 많이 육성시키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덕연구단지는 딥테크 기반의 유니콘이 배출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대덕연구단지는 26개의 정부 출연연구소를 포함한 45개의 연구기관이 있고 민간 연구소와 기업 수도 1876개에 이르며 박사급 인력 1만 5300명을 포함해 3만 5000명에 이르는 연구인력, 그리고 연간 연구비 규모가 7조 원에 이르는 명실 상부한 우리나라 최대의 연구 인프라가 집적돼 있는 곳이다. 그 결과로 연간 28만 건 이상의 특허가 출원되고 1600건이 넘는 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돼 상용화로 이어지는 사업화 생태계가 구축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좋은 기술을 가졌다고 해서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물론 좋은 기술 즉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경쟁사보다는 훨씬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성공을 추구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중요 요소는 기술과 더불어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모델, 팀 구성원, 자금조달 전략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나하나가 모두 다 중요한 요소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시장과 고객이다.

기술 스타트업이 통상적으로 범하는 가장 흔한 오류가 자기가 가진 기술에 대한 무한 신뢰이다. '우리 제품은 반드시 대박을 칠 거야'라는 깊은 꿈에 부풀어있다. 당연하다. 이러한 꿈 없이 어떻게 어려운 스타트업을 감히 시작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 속성상 100개 중의 한 두 회사만이 성공의 길로 이어지는 험난한 여정을 가야만 한다.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강을 건너야 한다. 일부는 죽음의 계곡에 다다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확증편향에서 기인한 시장과의 괴리라고 한다.



교과서적인 이론이기는 하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놓쳐서는 안되는 기본 철학이 있다. '내가 왜 이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는가?'와도 일맥상통하다. 우리가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첫 번째로 따져봐야 하는 것은 고객의 어떠한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하는가? 두 번째는 나는 이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세 번째는 내가 제공하는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 고객들이 대가를 지불`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가? 이 세 가지를 곱씹어 봐야 한다. 결국 초기에 시장과 고객에 집중하지 않으면 큰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인데 상당히 많은 수의 스타트업이 이러한 우를 범하고 있다. 시장과 고객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시각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출시해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본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 up)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데, 기본적인 몇 가지의 필수 기능만을 구현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통해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피드백 받는 것이 확증편향의 오류를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한 가지가 될 것이다.

기술이 스타트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시장과 고객을 출발의 중심에 두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야만 험난한 스타트업의 여정을 이겨나갈 수 있는 끊임없는 원동력을 제공해 줄 것이며, 자기확증편향의 오류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기도 하다./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임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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