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안신도시 분양권 불법거래 단속 '효과 있을까'

시, 8월부터 갑천3·아이파크시티 일대 집중
지난해 청약통장 '떴다방' 적발 실적은 전무
"중개업소 직접 방문, 거래행위 현미경단속"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 조감도.

대전 도안신도시 아파트의 분양권전매 해제가 다가오면서 불법거래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은 '뒷거래' 특성상 단속이 제대로 될지 부동산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시는 30일 부동산 관련 불법거래와 중개에 대한 각종 불·탈법 행위를 사전 차단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부동산업무 특별사법경찰관으로 구성된 시·구 합동단속반을 편성해 8월부터 집중 지도·단속을 펼친다고 밝혔다.

집중단속 대상 지역은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대전 도안지구 갑천친수구역 3블록인 트리풀시티와 도안 아이파크 시티다.

8월과 10월 각각 전매가 풀리는 갑천 3블록 1762세대, 아이파크 시티 2560세대를 합치면 무려 4300여 세대로 '분양권 폭탄'이 터지는 셈이다.

지난해 시는 갑천 3블록 분양을 앞두고 점수 높은 청약통장에 돈을 지불하고 사모으려는 '떴다방'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는 자치구와 특별사법경찰관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을 편성해 단속에 나섰지만, 실적은 한 건도 없었다. 상당수 떴다방 업자들이 이미 치고 빠진 상황에서 '뒷북 단속'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청약통장에 수천 만원 프리미엄이 붙은 '물 딱지' 거래 의혹 등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서는 잡아낼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최근 도안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갑천 3블록과 아이파크 시티의 분양권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내달 20일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지는 갑천 3블록 트리풀시티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사전예약 접수를 받고 있는 중개업소도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업소는 분양권 물량을 이미 많이 확보했다며 홍보도 하고 있다.

분양권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며 대전시가 전매가 본격적으로 풀리기 전 단속반을 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시 토지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갑천 3블록 불법 떴다방 단속의 경우 모델하우스 인근에서 천막을 치거나 불법홍보에 나선 부동산업자들을 계도하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단속 건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청약 당첨된 분양권 소유자에게 공인중개업소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매매 권유를 하기도 하고, 부동산커뮤니티 카페 등에서 은근슬쩍 분양권 전매를 유도하는 등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어 단속반을 편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단속에서 분양권 불법거래뿐만 아니라 '컨설팅' 간판 설치한 무등록 중개행위, 다운계약을 위한 이중 계약서 작성 행위 등 부동산 불법 중개행위 전반에 대해 단속에 나선다. 단속으로 인한 적발과 사전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직접 도안신도시 공인중개업소 현장을 직접 돌며 거래행위를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불법거래 매도·매수인과 불법중개행위 공인중개사는 사법기관에 고발 조치되며, 전매제한 기간 내 분양권 거래는 모두 불법으로 전매하거나 전매를 알선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불법전매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실형까지도 가능하다.
원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