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과 관련해선 조속히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과 '빚을 내서 하는 부실추경'이라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 오후 조정소위를 열고 97일째 장기 계류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도 재개했다. 현재 추경안은 1차 감액 심사가 마무리된 상태로, 예결특위는 증액 심사를 조속히 종료한 뒤 보류 사업에 대한 감액 재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추경안과 관련한 여야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해 "근거 없는 나랏빚 타령을 이제 그만하고 추경의 조속한 처리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이틀 동안의 추경안 심사에서 꼼꼼히 살피겠다며 "현금살포성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여야는 안보를 고리로도 정면충돌 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중국·러시아 전투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등 안보 현안을 놓고 팽팽한 공방을 이어간 것이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정부가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을 사실상 유야무야 하더니 또다시 발견된 목선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며 "무단으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목선에 대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다시 송환하는 게 맞는가"라고 핏대를 세웠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해 "정부가 러시아 영공 침범과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최근 안보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피고, 개각 상황을 지켜보며 도저히 봐주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해임건의안을 다시 제출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반면, 여당은 초당적인 안보협력을 촉구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반도 전쟁 위험을 몰아넣은 최악의 안보 무능 세력은 한국당 정권이었다"며 "지금은 여야를 떠나 초당적인 안보 협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근 우리 영공에서의 중국과 러시아 비행기 진입과 침입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 군이 굉장히 잘 대처하지 않았느냐"며 "군사·국방 안보 문제들도 굉장히 잘했다는 평가를 국민들께서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31일에도 운영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를 각각 열어 안보 관련 현안 질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운영위의 경우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비서진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안보실정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보수야당이 총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에서는 한국당이 한 발 물러서며 사실상 폐기되기는 했지만 이미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정경두 국방장관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예상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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