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73. 기적을 평범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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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73. 기적을 평범으로 바꿔야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7-29 18: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직장이 '개판'이다. 무단결근에 지각까지 상습범인 '불량직원'이 있다. 하지만 총괄 상사는 그가 고교동문이란 이유로 유야무야 덮는 것도 모자라 노골적으로 편애하고 있다.

과일을 상자로 샀을 때, 하나만 썩었어도 그 과일들은 '부화뇌동'하여 일제히 썩는 건 시간문제다. 설상가상 리더십의 부재와 편향으로 말미암아 직장 분위기가 좋을 리 만무하다.

공포 분위기의 조성, 차량의 매연 가득한 지하 주자창에서의 의전, 하루 다섯 번의 회사 건물 전체 의무적 순찰 또한 직원들 인내의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다. 어제는 참다 참다 그예 폭발했다.

회사 사장에게 내용증명으로 그간의 '폭정'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흡사 낙하산처럼 부임하여 '시위소찬'에 맞게 툭하면 안 나오고, 출근했다손 쳐도 직원들만 갈구는 그의 행태에 직원들은 진작 넌더리를 내고 있다. '분개(憤慨)의 칼'은 이미 칼집에서 나왔다.



못된 자는 반드시 응징(膺懲)의 칼을 받아야 한다. 이게 바로 정의(正義)다. 시위소찬(尸位素餐)은 재덕이나 공로가 없어 직책을 다하지 못하면서도 자리만 차지하고 녹(祿)을 받아먹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7월 24일 조선일보 사설에 [중국 기업은 펄펄 나는데 한국 기업은 쪼그라들어]가 실렸다.

=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에서 중국 기업이 129개(대만·홍콩 포함)로, 처음으로 미국 기업(121개)을 앞질렀다. (중략) 포천은 '이제는 중국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기업의 놀라운 도약을 보도했다.

한국은 작년과 같은 16개였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표 기업 절반이 전년보다 순위는 내려갔다. (중략)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을 뒤쫓아오는 나라가 아니다. AI, 자율주행차 같은 첨단 산업의 기술 굴기(?起)로 한국을 앞질러 기술 대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중략)

더 심각한 것이 국내 기업 환경이다. 2년간 29.1%나 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세계에서 가장 경직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법 위에 군림하는 강성 노조, 먼지떨이식 수사, 규제 혁파는커녕 환경과 화학물질 관리 등을 이유로 첩첩이 생겨나는 규제들이 기업을 옥죈다. (중략)

경제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정책 의지는 여전히 보이질 않는다. 이런 나라에서 기업 하는 게 기적 같다." =

위에서 '시위소찬'부터 밝힌 건 다 까닭이 존재한다. 대저 무능한 리더는 조직까지 부패하게 만든다. 현 정부 들어 기업들은 국내투자를 꺼리고 있다. 연이은 이런저런 조사 등의 먼지떨이 식 감찰 등으로 기업과 재벌을 죽이려 작정한 때문이다.

기업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직장과 급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일터다. 하지만 현 정권은 기업(인)을 마치 범죄시하면서 결국엔 경제부문에서도 중국으로부터 덜미까지 잡히게 만들었다. 중국은 물론이요, 미국처럼 '자국 기업 밀어주기' 정책은 흡사 물 건너 간 모양새다.

뒤늦게 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유난을 떨고는 있지만 부디 사후약방문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일본의 몽니로 인해 우리 경제가 암운에 빠지자 '친일', '반일'로 국민 편가르기에 나선 것도 언필칭 민주주의 국가에선 어이가 없는 일종의 국수주의(國粹主義)라고 본다.

이러한 정책의 고집은 결국 경제적 '갈라파고스'를 자초할 것이며, 마치 새끼를 낳은 뒤엔 나 몰라라며 사라지는 북극곰 수컷처럼 방임주의(放任主義)까지 양산할 가능성까지 농후하다.

사람이나 기업 역시 오롯이 성장하자면 부모와 정부의 따뜻한 '포추'(새들 등 조류가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둥지에서 품은 것)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벌과 기업을 마치 모두가 싫어하는 모기인 양 치부하고 홀대했다.

조선일보 사설의 말미 기사인 '이런 나라에서 기업 하는 게 기적 같다'는 말이 달리 나온 게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5년마다 바뀐다. 그러나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는 흡사 하이에나의 서열과 세습(암컷이 조직을 지배하며, 수컷은 암컷의 최하조직보다 후순위다)처럼 여전히 견고하다.

이의 부작용을 뻔히 알면서도 치지도외하는 국회에 국민적 무용론이 대두되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고 본다. 정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조그만 직장에서조차 리더의 가당찮은 '시위소찬'은 수평폭력의 광범위 확산까지 조성하는 기저(基底)로 작동한다.

따라서 이런 불합리한 정책과 사규(社規)의 매뉴얼은 섬멸(殲滅)해야 마땅하다. '기적'을 '평범'으로 바꿔야 옳다. 이게 바로 올바른 사회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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