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온 지역 중소건설사 육성 노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9일 국토부가 발표한 '2019 시공능력평가' 결과, 전국 100위권 내 건설사 중 대전과 세종, 충남·북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는 대전에선 계룡건설을 포함해 금성백조주택과 파인건설이 들어갔고, 충남에선 극동건설과 경남기업, 충북은 대원(청주), 세종은 이지건설이 순위에 들었다.
'100위권 내 7곳'이라는 수치는 지난 2017년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여전히 특정 기업에만 편중돼 있다.
반면 부산·광주 등 영·호남권을 기반으로 설립됐거나 기업 소재지를 두고 있는 업체들은 무려 2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 설립된 호반건설은 무려 여섯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10위를 기록했다.
중흥계열사는 중흥토건 17위, 중흥건설 43위, 시티건설 47위로 3개 '가족사'가 모두 50위권 안에 포함돼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금호산업, 호반산업, 제일건설, 아이에스동서, 우미건설, 한진중공업, 서한, (주)삼정, 대광건영, 대저건설, 동아지질, 한림건설, (주)일동, (주)동일, 금광기업, 혜림건설(모아 가족사) 등이 영·호남권 업체다.
충청권 업체는 계룡건설과 금성백조 주택을 제외하고는 모두 50위권 아래에 포진된 상황이다.
이렇듯 영·호남과 대조적인 시평액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공사 수주조차 지역 건설사가 외면당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지역건설업체들의 지역 발주공사 수주 비중을 보면 전국 하위권(충남 27.2%, 세종 13%) 수준에 머물렀고, 관급공사 수주를 단 한 건도 하지 못하는 지역건설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또 대전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를 수도권 대형업체나 영호남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토기업들이 지역에서 실적 쌓기를 통해 몸집을 불린 뒤 외지로 진출해 경쟁을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대전·충청권에서는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위해 정비사업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대형공사 분리발주 확대, 지역 의무 공동도급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지역건설사들이 지역 내에서 추진되는 공사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건설사가 살아야 지역 내 세수도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대전·충청권에 계룡건설 같은 기업이 2~3곳만 더 있다면 지역인재 채용 등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환원 혜택이 풍부해질 수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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