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드라마의 주인공이 기존의 드라마와 달리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잘 나가는 대형 포털회사의 대표를 비롯해 대기업 회장, 주요 임원들이 모두 여성이며 그녀들은 일과 사랑에서 모두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기존의 드라마들이 주로 남성이 주인공이고 여성들은 '서브'인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그것도 국내외 주요 이슈를 좌지우지하는 대형포털 회사의 주요 임원들이 말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녀들의 패션과 화장 등도 볼거리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은 드라마의 배경이 그동안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포털 사이트 회사라는 것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포털업계 1위 '유니콘'과 1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2위 업체 '바로'는,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본 드라마의 회사 및 인물은 허구입니다'라는 자막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대형 1, 2위 포털회사를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낯선 배경임에도 다루는 소재들은 친숙하다. 실시간 검색어, 정치권의 검색어 조작, 온라인 상에서의 사생활 노출 등은 하루도 빠짐없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무심코 누르는 한 번의 검색으로 누군가는 일약 스타가 되고, 누군가는 매서운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며 한번 입력된 정보는 사실이 아니더라도 완전히 삭제되지 않은 채 계속 떠돈다. "인터넷에선 잊혀질 권리란 없어", "사람들은 검색어 앞에서 가장 솔직하다"는 드라마 속 대사는 무섭도록 솔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날마다 검색을 한다. 검색어를 입력하는 핸드폰 안의 네모난 창은 나의 생각과 관심사를 반영하는 가장 솔직하고도 프라이빗한 공간이 돼버렸다.
남들에게 대놓고 말하거나 묻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핸드폰 검색을 통해 쉽게 궁금증을 해소하곤 한다. 이 글을 쓰며 내가 며칠간 검색한 단어들이 궁금해 살펴보았다. 맛집, 날씨, 육아용품, 병원 등등…. 검색어만 봐도 나의 최근 관심사가 한 눈에 보인다.
구글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 1위는 4월 개봉한 영화 어벤저스의 등장인물 '타노스'였다. 영화 어벤저스는 10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위는 미세먼지, 3위는 버닝썬 사태로 논란이 된 정준영, 4위는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었다. 이 몇 개의 검색어만으로도 올 상반기 국내의 주요 뉴스들이 어땠는지 한눈에 보이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한번쯤 자신의 검색어를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의 검색어는 무엇인가?
서혜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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