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지역 결혼이주여성의 가장 큰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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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지역 결혼이주여성의 가장 큰 고민은?

  • 승인 2019-07-24 14:33
  • 신문게재 2019-07-25 7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다문화가족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를 맞아 대전지역 다문화가족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의 통합이라는 기조에 따라 이들의 요구와 바람을 반영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전지역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의 구체적 고민이 무엇인지 대전세종연구원의 대전지역 다문화가족의 특성 연구보고 내용을 토대로 알아봤다.



▲결혼이주여성 이주 결정은 어떻게

결혼이주여성 상당수는 스스로 결정해 이주와 결혼을 선택했다. 가족이 국제결혼에 찬성하지 않았더라도 결혼이주여성들은 자신의 삶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게 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몽골 이주여성은 “친정 부모님이 나이가 되어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하고 결혼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았다”며 “설득보다는 내 생각으로 할 것을 알고 있어서 국제결혼 말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은 “자발적으로 결혼중개업소에 가서 얘기했다. 친구들과 육촌언니도 한국에 살고 있어서 국제결혼 두려움이나 거부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족관계에 있어 남편과 남편가족의 역할은

결혼이주여성은 배우자의 지지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온 이주여성은 지역사회에서 적응할 때와 같이 사는 시어머니와 문화적 차이가 있을 때 힘이 되어준 것은 남편의 신뢰라고 말한다. 남편의 신뢰가 한국을 좋아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했다.

베트남 이주여성은 “처음에 왔을 때 한국말 못하고 신랑 하나 보고 왔는데, 신랑에게 한국말을 배우고 책도 많이 사주고 해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여성은 한국에 와서 보니 결혼관계가 깨지는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었고, 이혼 사유가 시어머니의 간섭이라고 생각해 남편에게 지지를 요구했다고 귀띔 했다.

그렇다면 결혼이주여성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고민은 시부모님과의 동거다. 대다수가 시댁 가족과의 동거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또 다른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은 함께 살고 있는 시어머니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데, 한국에 오기 전 갖고 있던 한국 시어머니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착에 있어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했다는 경우도 있다. 육아 등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측면이 많아서다. 한 이주여성은 아이가 20개월이 되어 어린이집에 가면서 일을 시작했는데 시어머니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를 들어 시어머니와 동거는 자신이 많은 도움을 받는 등 필요성 때문에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결혼생활과 좋은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남편의 노력과 함께 남편 가족의 노력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결혼이주여성들은 남편보다는 시부모의 정서적 이해와 지지, 물질적 지원이 안정적 결혼생활을 영유하는데 절대적이라고 했다.

남편의 부모가 가족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결혼이주여성의 결혼만족도는 높았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70% 이상이 시부모의 덕으로 돌렸다.



▲여전히 불편한 한국인들의 시선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을 바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남편과 자영업을 하는 결혼이주여성은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 중 몇몇 손님들 때문에 울음을 터트린 적이 있다고 했다. 가게를 찾는 손님 중 무조건 반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편견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 아시아 여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시아 여성이 아닌 백인 여성에게는 손님들이 쉽게 반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국적취득 과정에서의 고민

국적 취득을 놓고 결혼이주여성들은 고민에 빠진다. 국적을 취득하면 얻는 장점이 있으나 출신국의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자녀가 성장한 후나 은퇴한 이후의 삶의 거주지를 결정하지 못한 다문화가족에게는 국적취득은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중국적제도를 갖는 출신국의 이주여성은 출신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은 필리핀 국적과 한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자녀가 필리핀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할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출신 국가의 이주여성은 상황이 다르다. 출신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정체성을 잃는 것 같은 상실감도 든다고 한다.

한국 국적 취득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다. 시간과 노력이 투자돼야만 가능하다. 한국어 능력시험에서 최고 높은 6급 시험에 합격하면 귀화시험이 면제된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워 시험에 통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험도 시험이지만 국적취득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적 취득 과정에서 한국 이름으로 바꾸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녀 교육과 양육과정에서 갈등

결혼이주여성들은 자녀 교육관에서 차이 때문에 남편과 갈등은 넘어야 하는 통과 의례다. 한국인 배우자는 교육이 계층상승의 주요한 통로가 된다고 생각한 반면, 결혼이주여성은 출신국의 교육문화를 토대로 놀이와 자유라는 측면에서 자녀 교육을 바라보고 있어서다. 자녀교육의 다른 가치관은 남편과 갈등으로 표면화 되지만 한국인 남편의 의사를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



▲지역의 다문화정책에 대한 의견

결혼이주여성은 다문화정책에서 인식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다. 결혼이주여성에게만 한국문화 배우는 것을 강요하기 보다는 남편도 배우자의 문화를 배우려는 태도를 갖는 인식개선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각자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교육은 배우자에게만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문화이해교육이 배우자의 가족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논리다.

다문화가족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 위해선 다른 문화와 언어, 인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중언어 교육정책에 있어서도 다문화 정책이 학교와 지역사회로 확대야 한다고 봤다. 다문화교육에서 더 나아가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이중언어를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희망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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