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전시가 전통적 '효자종목'인 펜싱을 지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선정, 집중 육성에 나선 정책이 서서히 결실을 맺으며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 대전 최초 여자 사브르 펜싱팀을 창단함으로써 지역의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와 연계육성이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팀 육성과 성적이 기대된다.
대전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제47회 문체부장관기전국남녀중고펜싱선수권대회에 지역 중·고등부 검객들이 출전해 11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 색깔별로는 금 2개, 은 3개, 동 6개를 획득했다.
특히 송촌고 박주미 선수(여·3년)는 사브르 단체전과 개인전에 출전 2관왕에 오르면서 '대전 펜싱'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전하영(여·3년)과 현준(남·2년)은 남·여 개인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해 대전 펜싱의 미래를 밟게 했다.
플뢰레 종목에 참가한 대전생활과학고(남)와 가오고(여) 팀도 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며 '펜싱=대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대전펜싱협회 도선기 전무이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도약하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100회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 펜싱은 2000년대부터 한국을 대표하며 세계무대를 호령한 검객을 잇따라 배출해 온 자타공인 우리나라 1인자로 군림해 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영호(대전도시공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전도시공사 소속 손영기가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며 대한민국을 빛냈다. 대전대 소속이었던 오상욱도 단체전에 출전 '금빛 검객'의 역사를 쓰며 대전을 알렸다.
대전세육회는 이달 초 권민아·서현선 선수 등 4명의 선수를 영입 펜싱팀을 창단했다.
향후 대전시체육회 소속 펜싱팀을 바탕으로 중·고·대·일반부 연계 육성해 대한민국 펜싱의 한 단계 도약과 발전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질 예정이다.
대전시체육회 박일순 사무처장은 "대전은 '시드니 검객' 김영호 선수 배출 이후 펜싱 메카로 불릴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이번 여자팀 창단으로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 "선수들이 대전에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지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 코앞에 다가온 전국체전에서도 펜싱이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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