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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수주와 관급공사조차 외지업체에 내주며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지자체와 정치권, 경제계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향토건설사 살리기'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인식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신규택지 부족으로 전국의 주택시장이 재개발·재건축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가 지속됐지만, 대전 내 정비사업지는 외지업체들의 '잔칫상'으로 전락했다. 2006년부터 계룡건설과 금성백조주택, 다우건설 등 지역 업체가 수주한 곳은 겨우 7곳에 불과할 정도다. 2018년 이후 성적표는 더 처참하다. 지난해 7월 계룡건설이 대흥 4구역을 한진중공업과 공동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 정비사업 중 유일하다.
무려 13년이란 시간 동안 외지업체들이 브랜드 파워와 자금력을 무기로 대전지역 사업장을 사실상 '독식'하다시피 해왔다. 대전시가 '지역 업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현장에선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충남과 세종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지역건설업체들의 지역 발주공사 수주 비중은 전국 하위권(충남 27.2%, 세종 13%) 수준에 머물렀고, 관급공사 수주를 단 한 건도 하지 못하는 지역건설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도와 세종시 차원에서 대형공사 분리발주 확대와 지역 의무 공동도급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지역건설사들이 지역 내에서 추진되는 공사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종시의 사례를 보면 아파트공급이 한창이던 2014년, 수도권과 호남업체가 민간공급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였다. 호남의 한 건설사는 중견업체로 성장하는데 세종시 덕을 톡톡히 봤지만, 정작 세종시민들을 위한 환원에는 인색했다.
이처럼 외지업체에 관대한 충청도를 놓고 '텃세가 없어서 좋다'는 웃지 못할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더는 충청권이 외지건설사의 먹잇감이 돼선 안된다는 여론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대전지역 국회의원들도 '외지건설사가 친정 업체 데려다 하도급 주고, 못 하나도 다 가져다 쓴다', '지역건설사 밀어줬다 독박 쓰기 싫다는 공무원들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대전시와 지역의 건설협회가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며 당적을 떠나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대전에 산적한 건설현안이 많다. 트램 건설도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대전업체가 중앙업체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기업이 대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하게 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여야를 떠나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단순히 '텃세'가 아닌 지방자치 실현이라는 측면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 업체를 많이 활용하도록 배려해주는 것은 중요하다. 지역경제가 살아야 세수도 늘어나고, 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많아지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지방자치 원리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자체와 지역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다만 과도한 밀착이 부패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정확한 원칙이나 기준을 갖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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