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하려고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아침부터 기분이 상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집은 아래층에는 상가들이, 위층에는 가정집들이 있는 상가주택이다. 그리고 지하 1층에는 종교단체가 들어와 있다. 그 종교단체에서 예배가 있는 날이면 매번 주차 때문에 애를 먹곤 한다. 그리고 오늘처럼 차에 연락처도 써놓지 않은 경우는 정말 황당하여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화를 참기가 쉽지 않다.
분명 범인은 그 종교단체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지하 1층으로 향했다. 그들은 한창 예배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필자가 들어서자 무슨 일로 예배를 방해하느냐는 곱지 않은 눈초리로 쳐다봤다.
"0000 여기에 온 차 맞죠? 차 좀 빼주세요. 그리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차를 세워놓고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죄송합니다. 핸드폰을 두고 와서 어차피 연락을 하셔도 전화를 받을 수가 없어서 그냥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어요."
참 어처구니없는 대답이다. 그러면서 예배 방해 말고 얼른 나가자며 오히려 인상을 쓴다.
다음 날 주말 아침부터 누가 문을 두드렸다.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지하 1층의 신도 두 명이 좋은 말씀을 전하러 왔다며 전단지 하나를 내밀고 전도를 하려고 했다.
좋은 말씀…….
아무리 그들이 좋은 말씀을 전한 들 필자에게 좋은 소리로 들릴까? 평소에 그들이 하는 행동을 보아 온 필자에게 먹힐 리가 없다. 좋은 말씀을 논하는 그들이 행하는 행동들은 왜 좋은 말씀대로 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평소에 모범이 되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그들이 굳이 전도하지 않더라도 아마 필자가 먼저 그들을 찾았을 것이다.
이것은 그 종교단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단체이든 작은 모임이든 간에 그들이 하는 행위에 따라 좋든 싫든 평가되어질 것이다. 말로는 이웃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고 나라를 위한다고 하면서 행동은 사적인 욕심만 부리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면 누가 그들을 좋게 생각하고 함께 하려고 하겠는가.
평소에 그들이 행하는 행위들이 진심으로 남을 위하는 마음을 내고 행동한다면 굳이 전도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함께 하고 싶어서 다가갈 것이다. 말로 백 날 전도한다고 해서 사람들을 움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애써 전도하려 하지 말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진짜 전도하는 것이지 않을까? 아니 저절로 전도되어질 것이다.
김소영/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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