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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을 사랑하거나 존중할 이유는 천 가지나 있지만 그 이유가 그들이 장애인이라서 그런 건 절대로 아니라고." - 본문 중에서
한 중학교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반이 신설된다. 곰지락운동 장애가 있는 블라드와 하체가 마비된 마틸드, 세염색체 증후군을 가진 딜랑이 전학을 온다. 신체적 장애는 없지만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자신의 장애라 여기는 유급생 사이드도 학교로 돌아왔다.
사이드는 처음 만난 블라드의 몸이 뒤틀린 걸 보고는 "비비 꼬인 녀석"이라고 휘파람을 불며 야유한다. 스스로도 얼빠진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불렀다. 그 얼빠진 짓은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계기를 만든다. 사이드에게 화를 내려던 블라드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 떨어지고, 사이드가 순간적으로 그를 받아낸 것이다.
이 장면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상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만나서 마음을 담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는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편견으로 상대를 대하는 경우가 많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장애인은 거친 말을 하는 비장애인이 자신을 약자로 보고 괴롭힐 거라는 우려를 할 수도 있다. 장애의 여부와 관계없이 외모나 순간의 행동을 보고도 일어나는 생각이기도 하다.
책은 다양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고, 반짝이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신랄하게, 때론 씁쓸하게 10대 특유의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등장인물들이 갖는 생각의 변화에 몰입하게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짓기가 만연한 한국에서, 통합 교육의 중요성도 생각해 보게 한다. 결국 사람은 만나는 만큼 가까워지기 마련이니.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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