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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 비단처럼 매끄러운 음색의 파바로티의 중후한 목소리가 드라마의 공포를 배가시겼다. 열대야로 거실 불을 꺼버린 상황에서 보는데 심장이 두근거려 리모컨을 손에 쥐고 여차하면 다른 채널로 돌렸다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삽입곡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흘러나왔다. 아름답고 가슴 저미는 슬픔과 공포가 어우러져 오금이 저렸다. 저택 밖 오래된 나무는 비바람에 울부짖었다. 구천을 떠도는 혼령이 서서히 이 음산한 집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육중한 체구의 파바로티의 트레이드 마크는 흰 손수건이다. 무대에서 노래 부를 때 늘 이 손수건을 손에 쥐고 부른다. 거구에 안 어울릴 듯한 모습이지만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파바로티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여름이 되면 그날 밤 들었던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떠오른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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