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발산할 목적으로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그리곤 [하루에 하나씩 배우는 사자성어]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오늘 올린 사자성어는 '운산무소'였다.
'운산무소(雲散霧消)'는 구름이 흩어지고 안개가 사라진다는 뜻으로, 걱정이나 의심 따위가 깨끗이 사라짐을 이르는 말이다. 예화(例話)를 들어본다.
= *[사설] '내 자식은 외고' 사람들이 전국 자사고 절반 폐지* => 이는 7월 10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글이다. 내용은 이렇다. = "서울 자사고 13곳 가운데 8곳이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서 취소 대상에 올랐다. 전국적으로는 커트라인에서 0.39점 부족을 이유로 취소 대상에 오른 전북 상산고를 비롯해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24곳 가운데 절반 가까운 11곳이 자사고 자격 박탈 위기에 몰렸다. (중략)
학생·학부모가 국민 세금 도움 없이 자신들의 돈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데 이를 장려해야 하나, 배 아프다고 막아야 하나. 어느 길로 가는 나라가 발전하겠나. 자사고 평가 과정은 억지와 무리수의 연속이었다.
60점인 커트라인을 별다른 이유 없이 70~80점으로 올리고, 교육감 재량으로 줄 수 있는 배점을 대폭 늘리고, 자사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 의무가 없는데도 이를 평가에 반영해 감점하는 식이었다. 평가 지표까지 급조했다.
대입 전형 변경도 적어도 4년 전에는 공표하도록 돼있다. 수십 년 역사의 학교 존폐 결정은 더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는 평가 기준을 불과 몇 달 전에야 자사고에 통보했다고 한다. 5년 정권이 세상을 제 것으로 안다. (중략)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한 곳당 '재정 결함 보조금' 명목으로 매년 30억 원 안팎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자사고 42곳이 모두 취소되면 매년 1300억 원이다. 이 돈으로 학교 냉방비를 지원할 수 있고 무상 급식 질(質)을 대폭 높여줄 수 있다.
이 정권은 이런 막대한 국민 세금 낭비는 안중에도 없다. 편향된 교육정책이 이념 도구로 쓰이면 그만큼 위험한 게 없다. 외국어고·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인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두 아들을 외고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자 "양반 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 있고 힘을 갖게 된다"고 했다.
교육 책임자의 기본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 자식을 외고에 보낸 다른 사람은 '보내놓고 보니 문제점을 알겠다'고 했다. 남의 자식은 가지 말라는 것이다. 5년 정권,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제도를 뜯어고치겠다고 달려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입게 된다." =
내 아이들은 외고에 갔지만 남의 집 아이들은 일반고에 가야 한다는 이기주의는 '내외남일'의 사자성어를 유발케 한다. 운산무소(雲散霧消)를 부르려면 자사고 취소 정책 이전에 외고 등 자사고에 보낸 교육감과 정치인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해야 옳았다.
2017년 10월 20일자 조선에듀 기사에 이와 연관된 글이 보인다. = "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자사고·외고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며 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의 자녀가 자사고·외고 등으로 진학한 사례를 꼬집는 것이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교육청에 대한 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인천시교육감이 자녀를 외고에 보냈다고 지적했다. 두 교육청은 외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추진해왔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재정·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자녀는 모두 외고에 입학했고, 이 밖에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의 자녀 중 상당수가 외고나 강남 8학군 고교를 졸업했다"며 "국민은 교육감들이 자기네 자식들 교육 끝나니까 우리 자식 못 가게 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갖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중략)
한편, 조희연 교육감의 장남은 명덕외고, 차남은 대일외고를 각각 졸업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딸은 외고에 입학했다가 일반고로 전학한 바 있다." = 고작 임기 5년의 '임시직 정권'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홧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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