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또는 내주 초쯤 유성구에서 건축허가가 떨어질 예정이지만, 토지 소유권 이전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청약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사업자 측은 사전분양이 아닌 '사전홍보' 성격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 표시인 '청약'은 사실상 분양이나 마찬가지다. 통상 견본주택이나 홍보관을 공개하면 분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KPIH 측은 알려진 대로 이달 말인 20일께 유성온천역 네거리 인근에 홍보관 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오픈과 함께 상가 440여 호실(지하 2층~지상 3층)에 대해 선착순 청약을 한 뒤 8월 중순~말께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성복합터미널 상가영업 관계자는 "도면이나 분양가 등 확정계획이 20일 전후로 나오면 7월 말쯤 청약을 하려고 한다. 돈을 미리 받거나 선점하는 것이 아닌 사전홍보 시작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PIH는 600억원에 달하는 토지매매대금 중 잔금 540억원 가량을 치러야만 대전도시공사로부터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받을 수 있다.
분양은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건분법) 적용을 받는데, '건분법'은 준공 전 사전분양하는 일반건축물이 과장광고, 분양대금 유용 등으로 문제가 생기자 투명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다.
때문에 일정 규모의 사전분양을 하려는 개발사업은 신탁과 토지확보 등 요건을 갖춰야만 진행할 수 있다. 사전분양 요건은 '건축하려는 대지에 대해서 완전히 소유권이 확보됐을 때'다.
다만 '분양사업자'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지방공사인 경우엔 예외로 인정되지만, 유성복합터미널 분양사업자는 대전도시공사가 아니다. 따라서 토지소유권이 KPIH로 완전 이전돼야만 사전분양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은 청약 접수 전까지 토지매매 잔금이 문제없이 치러질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해 송동훈 대표는 "토지대금 잔금은 금융(PF)에서 내기로 돼 있다. 시공사 선정도 이제 우리 손을 떠났다. 대전시에서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상가계약 체결은 착공 시기에 맞춰서 하겠다"고 말했다.
또 상가계약금 등을 관리할 신탁사가 정해졌느냐는 질문에는, "두 곳에서 관리할 예정인데, 한 곳은 결정됐고 다른 한 곳은 협상 중"이라면서 "어디인지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 시공사와 함께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시공사 선정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에서 지역 부동산 업계를 중심으로 유성복합터미널 분양의향서 접수가 진행 중이고, 상가분양 사전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토지소유권 이전 없이 청약을 시작한다는 것은 남의 땅에서 장사한다는 건데, 땅 주인이 허락했다는 건지 궁금하다"며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신탁계좌가 명시됐는지 등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신탁계좌로 입금되지 않은 계약금 등은 보호받기 힘들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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