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는 현재 공공택지에 짓는 아파트에 한해서만 적용하지만, 국토부가 이를 재개발과 재건축을 포함한 민간택지까지 확대하는 것을 공식화하고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택법 시행령만 개정하면 가능하다. 이달 중 개정안이 발의되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공포할 수 있다.
때문에 대전에서 올해 하반기 분양을 예고한 3개 사업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예정지는 모두 3곳으로, 동구 신흥 3구역, 중구 목동 3구역, 서구 도마·변동 8구역이다.
이 중 신흥 3구역 SK뷰는 이달 26일 분양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상한제 영향권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목동 3구역과 도마·변동 8구역의 경우 아직 정확한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두 곳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행 주택법 시행령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기준 시점은 일반 주택(아파트)은 입주자 모집공고, 재개발·재건축 사업 주택은 '관리처분계획' 인가로 규정하고 있다.
9월부터 시행령이 바뀐다고 가정했을 때, 이 시행령에 따라 상한제 적용을 받으려면 '기준 시점'도 바꿔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비사업지 중 아직 관리처분 인가를 마치지 않은 단지들이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재개발사업조합 관계자는 "조만간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아침부터 사무실로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해서 전화가 좀 오긴 했지만, 현재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시행령상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은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 중에서, 최근 1년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거나,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했을 때, 직전 2개월 청약 경쟁률이 5대 1을 넘는 경우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이 기준을 더 완화해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택지로 확대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정부가 분양가격을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해 기존 주택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당장 재정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우선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새 아파트가 공급되기 때문에 시세차익이 커지면서 '로또 분양'이 양산될 우려가 있다. 또 분양가 규제로 사업성이 낮아지면서 재건축 침체,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축소도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주변 기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서울과 대전 일부를 빼고는 침체된 곳도 많다. 강남 집값 잡자고 지방 죽이는 격"이라며 "시행령을 개정하더라도 주변 시세 반영 등 지역 현실에 맞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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