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봉 대전시탁구협회장 |
대전은 전통적으로 탁구가 강하다. '사라예보의 기적' 이에리사와 '깍신' 김경아가 대전 출신으로 이들은 녹색테이블에서 세계를 호령했다. 최근 들어서는 안재현 등 초·중·고교 유망주들이 땀을 흘리며 미래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대전 탁구가 일궈낸 이같은 영광은 앞으로 취임 10개월 차를 맡은 방기봉 대전탁구협회장의 손에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탁구를 사랑한다. 지역 중견기업 CEO임에도 시간을 쪼개 각종 대회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며 지원하고 있다. 대전 탁구인프라 확충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도 마다 하지 않는 정성도 들인다. 특히 일 년 뒤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지역 유망주와 지도자를 파견 대전탁구를 업그레이드 할 이른바 '도쿄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방 회장을 만나 그의 탁구 스토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10월 탁구협회장에 취임하고 9개월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펼쳐왔나.
▲박일순 전 대전탁구협회장이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갑자기 부회장인 제가 회장을 맡게 됐다. 회장과 부회장은 글 하나 차이지만 하는 일이 천양지차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해에는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회장 취임 이후 임원진과 소통하면서 각종 계획을 세워 일을 추진했고 대전탁구협회 위상을 많이 올렸다고 자부한다. 전국대회도 우수한 성적으로 유지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고, 생활체육인들에게는 좀 더 폭넓은 교류의 길을 마련했다. 서로 다른 연령과 기량 차를 어떻게 분류해 대회를 치를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부수' 체계화를 안정화 시키도록 하겠다.
엘리트 선수의 경우 지도자의 소양교육에 집중하려 한다. 우수한 지도자가 많아야 훌륭한 선수가 배출될 수 있어 대화와 소통을 많이 하려 한다. 그리고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듯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
-탁구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대전동산고 이사장인 손영화 전 중고탁구연맹회장님이 회장을 맡고 있을 때 부회장으로 일을 도운 것이 모멘텀이 됐다. 그때 주니어 코리아오픈 대회도 보고 여기저기 다녀 보면서 탁구에 매력에 빠져 인연을 맺었다. 현재 대전탁구와 동고동락하게 된 이유다.
-전국소년체전에서도 동산중이 우승하는 등 대전 탁구가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여자팀의 경우 호수돈여고에서 서대전초, 호수돈여중·고교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남자팀은 동산고 체육관에서 동문초, 동산중·고교가 땀을 흘리고 있다. 전국 여느 팀 중 우리 지역처럼 초·중·고교가 연계된 팀은 없다.
이는 유소년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관리하며 지도해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선수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형·누나들의 고급탁구를 보면서 좀 더 탄탄하게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 같다.
▲초등부에서는 이번에 남녀 10명을 뽑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대전 동문초 권혁과 이정목이 각각 1·2위에 선발됐다. 특히 권혁 선수는 5학년인데 1살 많은 6학년 형들과 경쟁해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앞으로 대전은 물론 우리나라 탁구를 이끌 유망주로 기대된다. 또 지난 2일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대전 대표로 출전한 호수돈여고 이다은(2년) 국가대표 1군, 동산중 장성일(중3) 국가대표 1군, 동산 장한재 국가대표 2군, 동산고 이기훈, 호수돈여중 김나영 5명이 출전하는 등 우수한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장성일 선수는 지난해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대표 이상수를 꺾는 등 기량이 일취월장해 장래가 매우 기대되는 선수다.
-제100회 전국체전이 오는 10월 열린다.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회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탁구 종목에서 종합 2등을 했다. 대전 종목별에서는 전체 1등을 했지만, 탁구 부분에서는 최고 자리를 놓쳤기 때문에 올해에는 반드시 최정상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다.
올해 전국체전은 개인·단체전 각 6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지난해 동산고 단체, 여고 개인전에서 모두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100회 체전에서는 3~5개 금메달을 목표로 종합 1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실업팀의 경우 대전동산고 출신인 국가대표 임종훈 선수가 대전연고 인삼공사탁구단에 소속돼 있다. 최근 기량으로 볼 때 금메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대전동산고는 구기 종목 5연패라는 금자탑을 이룬 팀으로 기대가 크다. 호수돈여고에서는 국가대표 이다은 선수가 금메달을 향해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남대는 꾸준히 전국체전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해 왔다. 특히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한 김홍빈 선수와 천정아 선수(4년)는 올해 전국체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대회를 보면 대전이 전국체전에서 경기도와 경쟁을 많이 펼치는 데 올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기도를 제치고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
▲탁구는 실내스포츠로서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특히 부상위험이 적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탁구는 라켓과 공만으로 서로 의견을 전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늘어나는 탁구동호인들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탁구협회도 시와 협의해 전국 규모대회 및 국제대회를 유치해 엘리트 선수들에 수준 높은 경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전을 탁구 메카 도시로 만들어 많은 탁구동호인이 즐겨 찾는 곳을 만들고 싶다. 늘어나는 동호인에 비해 대전은 탁구전용체육관이 없는 데 향후 전용체육관 건립을 추진할 것이다.
-9월 중도일보와 함께 니탁구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해달라.
▲생활체육도 대단히 중요하다. 대전의 경우 동호인들이 활성화돼 있고 잠재적 수요까지 합치면(등록되지 않은) 1만 명이 된다. 실제 연회비 내고 있는 수만 보더라도 3000명이 된다. 매 대회 1300~1400명이 출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 니탁구 대회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다. 엘리트로 활동했던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많지 않다. 이들 선수들이 갈 수 있는 자리가 실업팀밖에 없기 때문에 자리에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은퇴 선수들을 수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선수와 감독으로의 길이 있지만, 개인이 탁구장 또는 생활체육 강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엘리트 체육과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생활체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중도일보와 대전시탁구협회, 니탁구가 이번에 생활체육을 교류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었다.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탁구인들을 위한 좋은 장을 마련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현재 4개의 생활체육인 대회가 있는데 1~2개 정도는 더 늘릴 생각이다. 또 자라나는 어린 선수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특히 내년에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데 지역의 유망주들과 코치 등 20여 명을 올림픽 경기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꿈의 무대를 직접보고 향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도쿄프로젝트' 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대담=강제일 정치부장·정리=박병주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방기봉 회장은 누구
▲1958년 대전 출생, 충남고-한남대 일어일문학과 입학·일본 구마모토 상과대학 경영학과 수료.
1997년 한국특수메탈공업주식회사 대표이사, 2006년 한국 중·고등학교 탁구연맹 부회장, 2013년 대전시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 위원장, 2014년 (재)미경장학재단 이사장, 2016년 법무부 법사랑위원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2016년 한국자동차산업(협) 이사, 2017년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2017년 (재)충남고 장학재단 이사장, 2018년 대전시 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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