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인생의 후반이 행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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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인생의 후반이 행복해야

염재균 / 수필가

  • 승인 2019-07-0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는 인생을 42.195㎞를 달리는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초반부에 잘 달리다가 중간에 지쳐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초반부에는 힘을 비축하여 서서히 달리다가 중간부터 힘을 내기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온 힘을 다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다.

마라톤이 인생과 같다고 하는 이유는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고 불평불만만 가득안고 살아가지만, 중간부터 후반부로 갈수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인생의 후반부인 중장년의 삶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인생 후반부의 행복한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전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개소 5주년 기념 '나태주' 시인의 시(詩)를 통해 본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라는 수요특강이 7월 3일(수요일) 오후 2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대강당에서 있었다.



특강을 듣게 된 것은 에코-크린 과정의 4주간 교육이 끝나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귀담아 들어야 할 좋은 말씀과 재취업을 하는데 자양분이 될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는 대부분은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50+세대들로 우리들에게는 젊은 시절의 삶도 중요하지만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며 노년의 삶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말씀하신 내용이 내 머릿속에 깊이 남아 정년퇴직 후 일 년 동안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나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스승님같이 느껴진다.

꽃을 사랑하는 시인은 푸근한 인상으로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는 것을 생활화할 만큼 건강에 자신감이 있어 보이셔서 그런지 여전히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시고 계시다고 한다. 그리고 공주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사시며 검소함을 생활화 하면서 시골에 산다는 것을 자랑스럽다고 여기신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을 한 후 공주문화원장으로 8년간의 삶이 노년기 인생의 삶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기에 50+세대 이후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출발점이었다고 한다.

인생의 핵심은 후반부로,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중요한 시발점이라 퇴직이나 은퇴를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실의에 빠져 건강도 나빠지고 수명을 단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힘주어 말씀하신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눈에 보이는 잘 사는 삶이 있고,

둘째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아름다운 삶이 있으며,

셋째는 자기마음(자존감)에 달려있는 행복한 삶이 그것이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삶은 행복한 삶으로, 행복은 여러 개가 있다고 하는데 '오늘, 여기, 그리고 당신'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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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수많은 꽃들을 가꿔 꽃 주제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대표작 '풀꽃'을 살펴보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위 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마지막 부분인 '너도 그렇다.'로 인생에 있어서 장년기와 노년기를 뜻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시인은 진짜 좋은 작품은 인생의 완숙기인 노년에 쓰여 진다고 하면서 오랜 경험과 삶을 되돌아보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나태주' 시인의 특강을 들으면서 나이를 먹어 퇴직을 했다고 하여 일을 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보낼 것이 아니라, 노년에 행복하게 잘 살아야만 인생이 아름답고, 노년에 잘 살지 못하면 살아온 인생 자체가 아름답지 않다는 교훈을 던져주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노년기의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는 대표적인 사람으로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님과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인 송해 선생님을 들 수 있다. 김형석 교수님은 100세가 넘으셨는데도 여전히 건강하시고 전국으로 강연을 다니시며, 왕성한 집필을 하고 계시다고 한다. 그 분의 건강비결은 돈보다는 일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

송해 선생님은 9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면서 우리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대표적인 노익장을 보이는 분이다.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세대인 우리들은 정년퇴직이나 실직을 하게 되면서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가지고 있던 직위와 인정은 하나의 휴지조각이 되어 연기처럼 사라져 초라한 나이든 늙은 사람 취급을 당해 무기력증에 빠지거나 우울증에 걸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많이 볼 수 있다. 퇴직 이후에는 이전에 있었던 권위와 직위를 미련 없이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 시작하는 인생이모작의 삶을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는 즐겁고 보람되게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50대 이후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 퇴직을 한 뒤 어떠한 삶을 영위해 가느냐에 따라 보람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고, 후회하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50대를 넘어선 사람들에게는 정감어린 호칭이 있는데, '신 중년'이라고 한다. 은퇴한 늙은이가 아닌 완숙미가 묻어나는 중년인 것이다.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50~60세는 인생의 황금기인 재도약을 하는 청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50~60세의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 수 있고, 희망과 자부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나 일자리 지원 고용센터를 찾아가면 맞춤형 상담을 통해 일자리를 찾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 퇴직을 했지만 오랜 경험과 지식은 그대로 묻어버리면 국가나 사회. 개인 모두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지원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교육이나 고용상담을 통해 취업을 알선하고 있는 것이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은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나라 은퇴자들이 주로 하는 취미는 등산이나 TV시청 등인데 그 이유는 현직에 있을 때 바쁜 업무 때문에 여가에 신경 쓸 수 없으며, 여가를 보내는 방법도 잘 모르고, 여가 활동에 대한 시간과 돈을 투자할 여유가 없으며, 자녀 교육 및 결혼자금으로 자녀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많고 부모봉양 등으로 노후생활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의 75%가 은퇴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은퇴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은퇴 설계 시 은퇴 후 달라진 환경에 대한 적응은 어떻게 할 것인가, 건강관리,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서 살 것인가, 누구와 어울려 살 것인가,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은퇴를 하게 되면 제일 먼저 소득이 감소하고, 체력이 현저히 감소되는 등 변화를 가져오는 데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애 마지막 취업을 위해서는 내일 당장 일할 수 있을 것처럼 준비를 하여야 한다. 자신의 업무 능력 및 실무 경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인식하고, '경험과 지식을 살릴 수 있는 일터'를 찾는 것이 이상적인 선택이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라는 말이 있다.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재취업을 하려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나이든 삶에게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라도 기대한다면 기회는 오지 않고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이와 같이 인생이모작은 돈을 벌기보다는 후반기인 노후의 행복한 삶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 하여야 할 것이다.

염재균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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