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커터칼로 신호등에 붙은 전단 귀퉁이를 긁는다.
귀퉁이가 한쪽으로 말리면 전단지 뒤쪽에 붙어있는 흰 종이를 검지 손톱으로 잡아 뜯는다.
전단지 재질이 비닐이 섞이면 떼기 쉽지만 완벽하게 종이인 것은 깨끗하게 제거를 하려 해도 자국이 남는다.
장갑을 끼고서는 깨끗한 작업이 어려워 맨손으로 하다 보니 손톱이 찌그러진다.
입동인 날도 그렇게 일을 한다.
전단지 한 장 떼는 데 3분이 걸린다.
하루 3시간을 일하면 오천원을 받는다.
1개월간 20일 일하면 월 10만원이다.
이 금액은 강서구에서 시행하는 '주민감시관 전단 수거보상금' 기준이다.
주민감시관은 만 65세 이상 저소득층만 참여할 수 있으며, 불법전단은 장당 50원이다.
하루 100장, 한 달 2000장을 뜯으면 주민센터에서 월 1회 보상금을 지급한다.
시급이 7000원인 시대에 하루 3시간 5000원이면 전단지를 제거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할아버지에게 전단지는 생계를 뛰어넘는 자부심이다.
동네를 깨끗하게 만드는 봉사라는 것. <출처:타임보드/정미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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