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에서 온 아우례아입니다. 한국에서 생활한지 3년 됐어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2살 된 딸을 기르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주부입니다.
-남편하고 어떻게 만났나요?
▲저는 필리핀에서 베트남으로 해외봉사를 간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 어려운 아이들에게 3년 동안 영어를 가르쳐줬어요. 거기서 알게 된 베트남 소속 봉사단체 한국인 지부장님이 저를 좋게 보셨는지 한국에서 진행하는 전세계 대학생 및 청소년 여름캠프에 저를 초대해주셨어요. 한국에 가보고 싶었지만 갈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저는 초대를 받으니까 너무 좋았어요. 바로 여행비자를 받아 처음으로 한국이라는 곳에 오게 되었죠. 캠프에 참가하여 한국의 이곳저곳을 다니니 한국을 더욱 좋아하게 됐어요. 캠프중 임진강에서 하는 음악회에서 베트남 지부장님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게 되었는데 첫눈에 저는 남편에게 반했어요. 남편은 키가 크고 멋있었고 또한 긍정적인 내면의 인성이 느껴졌었거든요. 저는 이 남자하고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더욱이 저는 친정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따뜻한 가정이 그리웠어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됐어요. 지금 와서 보면 남편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어요. 남편은 제가 뭘 하든지 저를 도와주고 응원해주었거든요. 제가 바라던 따뜻한 가정을 이룬거죠.
-시부모님하고는 어떻게 지내나요?
▲시부모님께서도 저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아껴주셨어요. 임신했을 때 아버님이 자주 전화를 하셔서 "아가야 뭘 먹고 싶니?"라고 하시며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밤늦은 시간이라도 사다 주셨어요. 어머님은 수시로 한국요리에 익숙하지 못한 저를 위해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주셨어요. 지금도 어머님 아버님은 저를 딸처럼 아끼고 사랑해주세요.
-'맘키움' 육아공동체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결혼한 지 얼마되지않아 임신을 했어요. 결혼 전 관광비자로 신청했기 때문에 결혼비자로 변경하기 위해 필리핀에 가야했어요. 결혼비자로 변경하는 데까지 6개월이 걸렸죠. 6개월 후 한국에 다시 입국해서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검진결과 당뇨치수가 높고 자궁에 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엄마가 된다는 기쁨은 사라지고 온갖 걱정과 불안이 몰려왔어요. 당뇨약을 먹을 수 없어 인슐린주사를 맞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했어요. 남편은 직장을 가야해서 병원에 함께 못가고 대신 아버님이 병원까지 동행해주셨어요. 온 가족들이 제게 마음을 써주고 응원해주셨어요.
하지만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밀려오는 외로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에 대한 두려움 등 제 마음속 한 켠에 우울함과 불안함이 항상 가시지 않았어요. 그런 사정을 아는 이웃집 친한 언니가 집에만 있지 말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이 있는데 참석하면 많이 도움이 될꺼라고 조언을 해주었어요. 언니를 통해 육아공동체 '맘키움'을 알게 되었고 함께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엄마들과 매주 모여 서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공감하기도 하며 해결방법과 육아정보도 함께 공유했어요. 신기하게도 내 상황이 변한 건 없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고 편안해졌어요. 출산하고 나서도 꾸준히 모임을 참석했고 친정엄마가 없는 저는 아이를 키우는 방법도 선배맘들에게 배울 수 있었어요.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이 결혼생활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맘키움' 육아공동체는 어떤 단체인가요?
▲맘키움은 '엄마와 아이의 마음을 키운다' 는 모토로 만들어진 '공동육아 커뮤니티' 이에요. 엄마들이 모든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서 정기적으로 전문강사를 초빙해 부모교육을 개최하고 있어요.
또 매주 1회 4개의 지역(서구, 동구, 대덕구, 유성구)에서 엄마와 자녀들이 함께 인성강연, 구연동화, 요리활동, 아카데미 등 소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데 다들 전문강사가 아니라 엄마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저는 현재 맘키움 육아공동체 다문화 대표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이 모임에 참석하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졌고 생활도 달라졌어요. 특히 매주 갖는 인성교육을 통해 사고가 부정적이었던 제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었고 아이를 키우는 지혜도 얻을 수 있어 감사해요. 앞으로도 맘키움 육아공동체 활동을 계속 하면서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다른 이주여성에게 내가 받은 행복을 나눠주며 작게나마 도움을 주는 일을 싶어요.
손봉련 명예기자(중국), 곽서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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