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도 좋지만 필자의 입엔 아이스케끼가 더욱 안성맞춤이다. 아이스케끼는 1960~70년대 여름에 많이 먹던 물에 설탕을 탄 물을 직사각 둥근 막대 형틀에 넣어 얼린 얼음 과자를 일컫는다.
형태는 요즈음의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나 얼음알갱이가 지금보다 더 딱딱했다. 초등학생 시절, 여름방학이 되면 '알바'로 아이스케끼를 팔러 다녔다. 이는 그만큼 가난했었다는 방증이다. '00당'이란 제과점에서 아이스케끼 통에 얼음주머니와 아이스케끼를 넣어 들고 다니면서 팔았다.
"아이스케끼 사려~ 한 개에 2원, 여섯 개에 10원이유~" 운이 좋은 날은 다 팔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날이 더 많았다. 그러면 가로수 아래 혹은 그늘진 육교 아래서 제일 많이 녹은 아이스케끼부터 먹어야 했다.
제과점에서는 아이스케끼의 반품을 받아주지 않은 때문이었다. 세월은 여류하여 이젠 아이스케끼도 이가 시려서 한 개를 먹기에도 벅차다. 그럼에도 이따금 아이스케끼를 찾는 것은 지난 시절의 회고와 함께 그 시절을 반추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가수 임병수의 히트곡에 '아이스크림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 "길을 걸으면 밝은 햇살이 흘려 내려와 나를 부르네..." 아이스케끼는 그러나 밝은 햇살이 흘려 내려오면 엿처럼 흐물흐물 녹기에 바빴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속도는 배가됐다.
'아이스크림 사랑' 노래가 이어진다. "아이스크림 주세요 사랑이 담겨 있는 ~ 두 개만 주세요 사랑을 전해주는 ~" 하나가 아닌 두 개를 달라는 것으로 보아 사랑하는 연인을 주고자 그리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6월 27일자 조선일보에 [野, "조국 법무장관 입각 땐 文정권의 선전포고"]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6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입각 움직임에 대해 "입각설이 나오는 자체가 대한민국 헌법 질서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이는 패스트트랙 독재 열차를 멈추지 않겠다는 문 정권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대를 메고, 조국 법무부장관이 뒤에서 조종하고, 야당 겁박에 경찰이 앞장서는 '석국열차'가 완성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 수석이 법무장관 적임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략)
서울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 수석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2017년 5월 청와대에 들어간 뒤 2년 넘게 자리를 비우고 있다.
25일부터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수님이 학교를 너무 오래 비우는 것 아니냐" "인사 검증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무슨 법무장관이냐" "제발 서울대 교수직은 버리길 바란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조 수석은 2008년 총선 당시 동료 교수가 공천을 받고 서울대에 휴직을 신청하자 "교수 1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네 교수가 1년짜리 안식년을 반납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었다." =
필자가 이 칼럼의 '59화. 읍참마속이 사라진 정치'에서도 일갈했지만 정치권의 '내로남불'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자신이 서울대 교수였을 적엔 동료 교수가 공천을 받고 서울대에 휴직신청을 하자 비판했던 사람이 정작 자신은 장관으로 가려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는 때문이다.
드라이 아이스(dry ice)는 화학 순도가 높은 이산화 탄소를 압축·냉각하여 만든 흰색의 고체이다. 공기 중에서 승화하여 기체가 되며, 에탄올 따위의 유기 액체와 섞으면 영하 80℃의 저온을 얻을 수 있어 식료품 따위를 냉각하는 데 쓴다.
피서와 여행을 갈 적에도 냉장보관이 필요한 식품을 용이하게 차게 보관할 수 있어 요긴하다. 하지만 지난 시절의 아이스케끼는 지금처럼 드라이 아이스가 없었다. 때문에 죄 녹은 아이스케끼는 길쭉한 막대만을 끈적끈적한 흔적으로 남겼다.
그럼에도 아이스케끼는 여름만 되면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뽐냈다.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작금 정치와 정치인들 중에는 과연 그런 인물이 있는가?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