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호 며느리 이덕남 여사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 정말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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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며느리 이덕남 여사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 정말 어려워요"

2008년 단재 국적 회복 후 삼청동 집터 소송
"일본이 만든 법 우리 현실에 맞춰 바꿨다면"

  • 승인 2019-06-27 17:55
  • 신문게재 2019-06-28 6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덕남 여사
이덕남 여사는 올해로 75세다.
"정말 고생 많았지요. 나는 남편과 사별 이후엔 여자의 탈을 벗었어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는 이덕남(75)여사는 16년 8개월 만에 중국 북경에서의 고단한 삶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했던 세간의 공격 속에서 이덕남 여사는 꿋꿋하게 시아버지인 신채호 선생의 국권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삼청동 집터 소송도 이 연장선에서 있기 때문에 더욱 간절하게 소유권을 돌려받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덕남 여사는 27일 대전을 방문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집터 소송과 관련해서 모든 나라의 호국법을 모두 봤다. 유일하게 일본과 우리나라만 호주제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만든 법을 광복 이후라도 우리 현실에 맞게 개정했다면 목숨 받쳐 나라를 지키려 했던 독립운동가들이 이런 대접을 받지는 았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신채호 삼청동 집터는 1910년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단재 선생이 살았던 곳이다. 신채호 선생이 망명한 이후 이곳은 국유지로 기록됐다가 1939년 일본인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현재는 선학원 재단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덕남 여사는 "2필지만 우선적으로 소송을 하게 됐다"며 "이 소송에 오는데 까지만 해도 약 3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만약 승소한다면 다른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도 귀감이 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단재기행'을 쓴 김하돈 작가는 "이건 땅을 찾고 못 찾고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된다. 일제 시대를 거쳐오면서 잃어버린 독립운동가들의 국적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재는 2008년, 아들 신수범 씨의 국적 회복은 2009년에야 이뤄졌다.

이덕남 여사는 신채호 선생과 박자혜 여사의 둘째 아들은 신수범 씨의 아내다. 신수범 씨가 서울지역 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은행 로비에서 쓰러진 이덕남 여사를 도와준 인연으로 결혼하게 됐다. 하지만 남편과 사별 이후 신채호 선생의 가짜 증손자가 나타나면서 또 다시 세상과 싸워야 했다. 여사는 남편의 묘를 파 뼛조각에서 DNA를 추출했고 가짜 증손주 사건을 10년 만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여사는 "가짜 증손자 소송을 할 때 500만원이 없어서 얼마나 서글펐는지…. 30년 전에는 정말 힘들게 살았어요. 모든 독립운동가 자손들이 그럴테지 만요. 그때 기념사업회에서 잘 도와주셔서 지금까지 의지하고 있어요"라고 회상했다.

이덕남 여사의 27일 대전방문은 지난해 12월 8일 단재 신채호 선생 탄신일 기념식 이후 처음이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박용갑 중구청장, 어남동 생가를 방문했고, 단재를 주제로 공연을 할 예정인 마당극패 우금치와 극단 새벽을 만나 격려의 인사를 나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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