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놀러가자"... 대전 은행동 가족놀이터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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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놀러가자"... 대전 은행동 가족놀이터로 변신

인형뽑기·만화카페 등 놀이문화 한가득
10대 전유물에서 '가성비 높은' 가족놀이터로 인기

  • 승인 2019-06-26 16:09
  • 수정 2019-06-26 16:17
  • 신문게재 2019-06-27 5면
  • 김연정 기자김연정 기자
코인노래방 노래부르는 모습
사진=김연정 기자
25일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스카이로드 입구. 바로 보이는 코인노래에선 "기본 10분은 기다려야 한다"며 대기 장소를 안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가 보니 삼삼오오 노래방문 앞에 앉아 대기하는 팀들이 보였다. 노래방 건너편 인형뽑기방 기계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비아파트' 캐릭터 인형부터 라이터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한 상품들이 있었다. 두 곳 모두 마니아층만을 겨냥한 놀이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은행동 거리 사진2
사진=김연정 기자
오랫동안 '10대 문화'를 대표하던 은행동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면서 '가족 놀이터'로 변모하고 있다.

대전 중구의 사업체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중구 전체에서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체(인형뽑기방, 코인노래방 등)는 2011년 620개에서 705개로 13.7% 증가했다. 반면 은행동과 선화동에 있는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체는 2011년 88개에서 2017년 129개로 46.5%나 급증했다.



은행동 모 상가 대표 A 씨는 '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 확산'과 '학생 위주로 장사하던 은행동 상권에 형성된 값싼 가격'이 경기침체 속에 다양한 고객층의 지갑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오락실
사진=김연정 기자
A 대표는 "가족 단위로 방문했을 때 5만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중심가는 찾기 힘들 것"이라며 "그런데 은행동에서는 어떤 음식점을 가더라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고도 돈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심가에서는 밥만 먹을 수 있는 가격에 은행동에서는 놀이문화까지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동 길거리에선 '내방처럼 편안하게', '대전에 이런 카페가!'라고 쓰인 전단을 나눠주고 있었다. 직접 가보니 만화방과 카페가 합쳐진 만화카페의 인기도 여전했다. 어린이 손님을 위한 만화책 메이플스토리 등도 준비돼 있었다. 1시간에 24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에 만화책뿐만 아니라 오락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탭그라운드 놀이카페2
탭그라운드 카페 내부 전경. 사진=김연정 기자
놀이카페 ‘탭그라운드’도 8000원의 입장료를 내면 보드게임방, 포토존을 포함한 이색적인 테마공간을 즐기고 간식도 먹을 수 있었다.

이 카페 사장은 "초중고, 대학생들을 주 타깃으로 창업했지만, 예상과 달리 가족 방문객이 많아 놀랐다"며 "가족과 연인, 친구 등 폭넓은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은행동 힐링 공간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놀이카페를 찾은 방문객은 "아이만을 위한 키즈카페가 아니라, 사진 찍고 싶은 사람과 마사지하고 싶은 사람 등 다양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의 만족감을 충족해 가족모임 장소로 딱"이라고 말했다.

은행동 거리 사진
사진=김연정 기자
2000년대 초반 상권이 은행동에서 둔산권으로 이동할 때 은행동 상권은 10대를 위주로 한 영업전략을 내세웠었다. 상가번영회가 10대 위주의 브랜드를 대량 유치하고, 10대 힙합 마니아를 위한 댄스대회도 열었다. 이후 은행동 상권은 10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마케팅을 계속 펼쳐왔다.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상권보다 저렴한 상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경기 악화 등 잇단 악재 속에서도, 은행동은 특색있는 놀이문화에 가성비까지 더해지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은행동 부동산 관계자는 "10여 년 전 상권을 지탱하던 술집과 가게들이 27개가 넘게 대흥동으로 떠나면서 낮 상권 위주로 변화했다"며 "요새는 소액창업이 가능하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흥미를 느끼는 놀이 공간들이 공실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김연정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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