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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업 수주에 눈독 들이는 건설사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경쟁이 치열해졌고, 실제로 지역 기업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외지업체의 잔칫집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전에는 엑스포공원을 재창조하는 신세계의 사이언스 콤플렉스와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웃렛이 지난해 첫 삽을 떠서 공사가 한창이다.
또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예타 통과, 갑천1·2블록 조성, 도안 3단계와 연축지구 개발, 국방산업단지 조성 등 건설 관련된 대형 이슈가 줄줄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재개발과 재건축 정비사업도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으면서 전국의 건설사들이 대전 사업 수주에 열을 올릴 정도다. 이는 오랜 침체기를 겪은 탓에 노후주택비율이 높은 대전에서 최근 몇 년간 '분양불패' 성적을 낸 영향도 있다.
대전 건설과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벌써부터 민·관공동으로 추진될 도안지구 갑천친수구역 1·2블록 사업시행권을 따내기 위한 외지업체의 로비전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각 자치구 내에서도 정비사업지마다 수도권과 영·호남 업체들이 찾아와 수주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정비사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건설사들이 180도 바뀌었다. 지금은 구역지정조차 안된 곳을 선점하고 홍보전을 벌이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열기와 달리 지난 2년간 지역건설사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정비사업 수주도 계룡건설이 대흥 4구역을 한진과 공동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 유일하다. 대기업들은 브랜드 파워로 밀어붙이고 있고, 영·호남권 업체는 자본 동원력을 무기로 지역 사업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외지건설사들이 일단 사업수주나 분양에 성공하고 난 후다.
이들은 막상 공사에 들어가면 대전지역에 있는 하도급 업체는 외면한 채 동향인 '친정업체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자회사를 대전에 등록시키거나 아예 대전에서 새로 법인을 만드는 방식을 동원하는 사례도 흔하다. 심지어 건설 자재까지 가져다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외지업체들이 사업을 가져갔더라도 그로 인한 '낙수효과'가 지역업체로 확산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대전시도 지역기업 살리기를 위해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건설산업 활성화 지원조례'를 통해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꼼수까지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지역건설사 원도급 수주를 돕기 위해 시는 지역업체 참여 용적률 인센티브 혜택도 주고 있지만,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현재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몇 년간 대전지역 건설수주 현황을 보면 외지업체 일색"이라며 "많은 지역기업이 성장해야 대전에서 돈이 돌고 일자리가 창출돼 결국 경제가 활성화된다.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큰 틀에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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