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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대전에서 사업하면 대전에 뿌리를 둔 은행을 써야죠."
대전 대덕구 신탄진 옛 남한제지 부지에 들어서는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의 중도금 대출은행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는 대전시 대덕구 금강변 옛 남한제지 부지에 들어서는 아파트다. 단지는 지하 2층에서 지상 최고 43층, 12개 동 1757세대 규모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68~84㎡, 100% 전용 84㎡ 이하다. 분양가는 3.3㎡당 800만원 후반대로,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올해 5월 16일부터 전매 제한이 풀려 최근 분양권 거래가 전국 4위에 오를 정도로 활발했다.
하지만 성공 분양에 따라 막대한 수익이 예상되는 이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은행이 부산은행으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시각을 달리하는 이들이 많다. 사업자인 (주)동일(회장 김종각)이 부산에 본사가 있는 '부산' 업체이긴 하지만, 대전에서 사업하면서 '대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일 관계자는 “부산은행을 중도금 대출은행으로 정한 건 본사 경영진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도 여러 번 접근해봤지만, 먹히질 않았다”며 “대전에 진출한 부산은행이나 대구은행이 기반을 내리기 위해 대전에 있는 자기 지역 기업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쳐다만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금융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영남이나 호남은 물론, 수도권 건설사 대부분이 대전에서 분양을 통해 수익을 챙기면서 자신들 배 불리기에만 바쁘다. 일부 호남권 업체는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친정'인 호남에 있는 업체에서 가져다 쓰는 거로 유명하다.
또 대전에 아파트를 건설 중인 모 외지 건설사 역시 대전의 하도급 업체가 아닌 오랫동안 손발 맞춰온 자기 지역 하도급 업체만 쓰기로 잘 알려져 있다. 대전시 입장에서 보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마다 '건설산업활성화 지원조례'를 통해 외지업체가 사업하더라도 지역업체에 하도급을 주도록 독려하고 있다. 대전도 65%를 목표치로 정해놓고 있다.
대전시도 올 4월 기준 65%를 달성해 비교적 우수한 비율이라고는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각종 '꼼수'가 난무하고 있다.
시공사들이 많이 쓰는 방식은 하도급 계약체결 전 부산과 광주 등에 있는 업체 소재지를 대전으로 이전시키고 난 뒤에 본계약을 하거나 아예 업체를 대전에 새로 만들어 계약하는 것이다. 신규로 설립해 들어오면 실적이 '0'인 외지 업체에 지역 업체가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이 벌어진다.
현장점검 때 계약일 이전까지 대전업체면 가능해 시공사들과 외지 하도급 업체가 이를 악용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어느 곳에서 사업하든 그 지역업체를 안 쓰고 계속 일하던 업체만 쓰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지역에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데 꼼수를 부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타 지자체들도 지역기업 살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으면 되겠느냐. 금융권을 포함해 하도급, 지역 내 자재 활용 등 활성화해야 지역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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