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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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 승인 2019-06-20 15:39
  • 신문게재 2019-06-21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괜찮다
아버지의 뒷모습은 왜 이토록 초라하고 뭉클하게 느껴지는 걸까.

거친 시대를 온몸으로 지나온 아버지들의 삶에 대한 자녀들의 사부곡이 대한민국 희망수업 4교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최경실, 이성진, 이미숙, 이동현, 원미연, 김도석, 강병철, 전무용, 강봉구, 류지남 등 10명의 저자들은 각각의 사연으로 점철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들은 "아버지를 읽어 내고 쓴다는 것은 두렵고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원망과 낯섬, 엄함이라는 단어와 울타리, 산봉우리, 자상이라는 단어들이 만들어내는 이질적인 조합은 결국 아버지를 향해 있다.



저자들의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왔다. 부모를 봉양하고 어린 자녀들을 길러내야 하는 가장이라는 제복을 입은 그들은 살만 해지고 보니,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짚고 앞서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아들의 잃어버린 교과서를 구하기 위해 소도시의 책방을 헤매던 부성애, 집 나간 막내딸을 찾다 마루에 앉아 후엉후엉 울음을 토하는 가장, 독재타도를 외치다 감옥에 끌려간 아들을 꺼내 오고도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하는 아버지의 사연까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아버지는 침묵한다. 대신 뜨거운 부성애를 가슴에 품은 채.

10명의 저자를 대표해 강병철 작가는 "이제 비로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전해 드립니다. 예전의 그 뒷모습의 닮은꼴을 확인하며 지난했던 세월들을 사무치게 반추합니다"라며 "아버지들의 뜨거운 삶에 경배와 위로를 보냅니다"라고 전했다.

황재학 시인은 "이 책에는 한숨 소리와 기침소리, 꾹 다문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 등 아버지의 모습이 눈물겹게 펼쳐져 있다. 아버지의 삶이 곧 나의 삶이고, 아버지의 삶의 우리 모두의 삶과 잇대어져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추천서를 남겼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여전히 자식들의 지친 어깨를 토닥여주는 이 세상의 수많은 아버지를 떠올려 보게 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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