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지구 부결 후폭풍]지주들 "사유지 펜스설치, 실력행사 더 세게 나갈것"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갈마지구 부결 후폭풍]지주들 "사유지 펜스설치, 실력행사 더 세게 나갈것"

"재산권 묶인 54년간 토지사용료 보상도 청구"
해제땐 난개발 불보듯, 이미 개발 움직임 곳곳 감지
월평공원잘만들기 측 "시가 전체토지 매입" 촉구

  • 승인 2019-06-16 18:36
  • 신문게재 2019-06-17 5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KakaoTalk_20190614_143623538
14일 도시계획위 심사를 앞두고 대전시청 북문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월평공원 갈마지구 지주들.
대전 월평공원 갈마지구 민간특례 사업이 부결되면서 한동안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토지주들로 구성된 월평공원 갈마지구 지주협의회(회장 여한구)는 사유지 펜스 설치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전국적으로도 장기미집행 공원시설 일몰제가 눈앞으로 다가오며 진입로에 대해 등산, 산책을 위해 찾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월평공원은 명백한 사유지로 소유권이 없는 시민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등산로 출입구를 막은 서울 서초구 서리뜰 근린공원과 사유지 경계를 둘러 펜스를 설치한 서울 강북구 오동 근린공원의 한 법인 소유 토지를 사례로 들었다.



지주협의회는 올 1월과 설 명절 연휴 전인 2월 두 차례에 걸쳐 등산로 3곳을 폐쇄하며 진입금지 조치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월평정수장 입구와 갈마동에서 진입하는 2곳 입구에 철조망을 설치해 진입을 금지했었다

갈마지구 한 지주는 "대전시가 추진한다고 해서 특례사업 제안서를 받아 3번에 걸친 공원위원회 심의와 각종 토론회까지 해놓고 엎어버렸다. 앞으로 지주들은 더 적극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4년 동안 재산권 행사도 못 하고 세금만 냈다. 사업이 물거품이 됐으니 대전시장은 약속대로 전체 토지를 매입하거나 아니면 그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토지매입 대책과 함께 월평공원 갈마지구의 토지 사용료를 적정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무려 4년간 특례사업을 준비해 온 사업제안자 측이 대전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매봉공원 사업자는 부결 이후 매몰 비용 청구를 위한 손해배상 절차와 함께 도계위가 사업 가부를 결정한 것에 대한 행정소송 준비에 돌입했다.

갈마지구 사업자인 ‘월평파크피에프브이' 역시 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허태정 대전시장 임기 내내 관련 행정소송에 대전시 현안사업이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akaoTalk_20190614_143552331
도계위 심의장 앞에서 양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월평공원 지주들<오른쪽>과 정의당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
민간특례 사업이 무산되면서 앞으로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대전시가 갈마지구 전체 부지를 매입하는 것이다. 또 일몰 여부에 관계없이 공원이 해제되도록 놔두는 것과 공원 조성에 쓸 토지만 매입하는 시나리오다.

그런데 전체 부지 매입은 재정부담이 커 지방채 발행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마다 연간 발행 가능한 지방채 한도가 정해져 있는 데다, 국가에서 한도를 늘려준다고 해도 모든 시민을 빚쟁이로 만든다는 점에서 반대여론이 높다

그렇다고 시가 공원으로 쓸 땅만 매입하면, 매입해주지 않은 다른 지주들이 박탈감과 차별로 인해 반발하고 나설 것은 뻔하다.

또 공원이 풀리게 둔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난개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월평정수장 인근 16만5289㎡(5만평)과 갈마아파트 인근 6611㎡(2000여평) 토지는 개발하겠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을 정도다. 갈마동 일대 주민들도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갈마동 주민들로 구성된 ‘월평공원 잘 만들기 추진위원회’(회장 도기종) 역시 대전시가 전체 공원부지를 매입하도록 압박할 방침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민간특례 사업은 공원도 지키고 난개발도 막는 고육지책이다. 원안대로 추진됐다면 주변 아파트 일조권도 지키고 주차부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대전시가 전체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도록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단체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공원을 보존해야 한다고만 주장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고 얘기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월평공원 도계위 재심의는 유례없이 비공개 투표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공무원 신분 위원들이 투표에 참가한 것과 중립 위치에 있는 위원장에게 투표권을 줄지 말지 결정도 없이 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원영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