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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지음│김난주 옮김│민음사
아무리 여러 번 겪어도 무뎌지지 못하는 최후의 슬픔이 있다면, 그것은 상실일 것이다.
주인공 미쓰코는 엄마를 잃은 잿빛 세상 속에서 아주 서서히 여러 가지의 생생한 색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아내를 잃은 아빠는 뭔가 빠져 나간 사람 같아 가게는 잘 돌아가지 않았고, 요리 전문학교에 다니던 전 남친 신이치가 가게 일을 돕게 된다. 그렇게 가게 '주주'는 삼대를 이어간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가게 이름 '주주'는 일본어로 고기가 지글지글 익는 소리다. 그 소리를 따라 일단 눈앞에 놓인 인생을 단순하게 산다는 것에 전력을 다하는 주인공, 아내와 사별한 아빠, 아이라는 새로운 가족 맞이를 준비하는 전 남친, 그리고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고,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한쪽으로 쏠려 있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이웃들이 모인다. 일상의 기력이 필요할 때 와서 고기를 먹고 힘을 얻는다. "맛있는 햄버그 속에는 누구도 만질 수 없는 기적의 공간이 있다"는 말처럼 먹고 울고 그리워하고 치유한다. 어떻게 해도 마음대로는 흘러가기 어려운 인생을, 하루하루 이웃과 어울려 일상을 이어가는 이들을 보며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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